지난해 주택 가격이 오르고 예금 등 금융자산도 불어나면서 1인당 평균 가계순자산이 3% 이상 늘었다. 모든 경제 주체가 보유한 전체 순자산도 해외 증시 호조와 원·달러 환율 상승 등에 힘입어 5% 넘게 증가했다.
17일 한은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인당 가계 순자산은 2억5251만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2023년 말(2억4450만원)과 비교해 3.3% 많은 수준이다.
국민대차대조표 통계에서는 가계 부문만을 따로 추계하지 않기 때문에 이 추정액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 전체 순자산(1경3068조원)을 추계 인구(약 5175만명)로 나눈 값이다.
시장 환율(지난해 중 1363원/달러)로 환산한 1인당 가계 순자산은 18만5000달러다. 미국(52만1000달러)·오스트레일리아(40만1000달러)·캐나다(29만5000달러)·프랑스(23만달러)·영국(20만6000달러)보다 적지만 일본(18만달러)보다는 많다. 한국은 2022년부터 3년째 일본을 앞서고 있다.
구매력평가환율(지난해 중 933원/달러) 기준으로 한국(27만1000달러)이 일본(24만8000달러), 영국(23만3000달러)보다 우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1인당 가계순자산은 2019년, 2021년 각 일본과 영국을 앞선 뒤 이러한 흐름을 이어갔다.
집값 상승 등으로 4.1%(264조원) 늘어난 주택자산을 중심으로 비금융자산이 2.2%(215조원) 증가했고, 현금·예금과 보험·연금이 각 5.1%(122조원), 8.3%(121조원)불어나면서 금융자산도 5.1%(263조원) 늘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산의 구성 비중을 보면 지난해 말 ▲주택 50.9% ▲주택 외 부동산 23.7% ▲현금·예금 19.4% ▲보험·연금 12.1% 순이다. 전체 부동산의 비중은 2023년 말 75.4%에서 지난해 말 74.6%로 하락했다.
모든 경제 주체들이 보유한 국민순자산은 2경4105조원으로, 전년보다 5.3%(1217조원) 뛰었다. 증가율이 2023년(1.3%)보다 높아졌지만, 지난해 말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2557조원) 대비 배율은 9.4배로 2023년 말(9.5배)보다 떨어졌다.
명목 GDP 대비 국민순자산 배율은 2021년(9.9배) 이후 하락세다. 국민순자산 중 부동산 자산은 1년 전보다 2.6%(431조원) 확대된 1경7165조원으로 집계됐다. 주택가격이 오르면서 주택시가총액(7158조원)은 4.2% 늘었다. 주택시가총액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사이 67.7%에서 68.7%로 1%포인트 커졌다.
남민호 한은 국민B/S팀장은 “토지가격 상승 전환 등으로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이 늘어난 데다 해외 주식시장 호조와 환율 상승 등으로 금융자산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