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비대면 안부’로 부모님 건강 체크하세요

[정희원 기자] 명절 연휴에 자녀들은 부모님을 찾아뵈면서 건강을 체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올 추석도 ‘비대면’으로 보낼 우려가 높다.

 

이럴 경우 ‘스마트폰’ 등 영상기기를 활용해 부모님 건강을 살피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언택트 추석, 부모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알아봤다.

영상통화 등 비대면 방식으로 부모님의 건강을 확인해볼 수 있는 방법을 미리 숙지하는 게 좋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점점 커지는 목소리, 반복되는 질문… 어쩌면 ‘난청’

 

영상통화가 아닌 음성 통화로도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살펴볼 수 있다. 전화할 때 목소리가 점점 커지거나, 되묻는 질문이 반복된다면 ‘노인성 난청’을 의심해볼 수 있다.

 

노인성 난청은 50세 이후 고음역의 작은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것부터 서서히 시작된다. 국민건강영양평가조사에 따르면 70대의 66%가 양 귀에 경도 이상의 난청을 갖고 있었다. 적지 않은 숫자인 26%는 보청기 등이 필요한 중등도 이상 수준이다.

 

여승근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노인성 난청은 조기발견이 중요하다”며 “방치하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생기며 대화를 꺼리게 되고, 이는 삶의 질 저하, 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다. 노화성 난청은 치매와 연관이 깊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조양선 이사장(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에 따르면 중등도 난청은 3배, 고도 난청은 5배까지 치매 발생률을 높인다.

 

여승근 교수는 “난청 진단 시 보청기를 빨리 착용할수록 증상의 악화를 늦출 수 있다”며 “보청기 구입 시에는 반드시 환자의 청력정도, 나이, 귀 질환유무, 외이도상태, 일상생활의 불편감 정도 등을 고려해야하며 보청기 착용에 대한 용기를 북돋아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상통화 시 자꾸 화면 흔들린다? ‘근감소증’ 우려

 

최근 장년층에서 자녀·손주들과 안부를 묻기 위한 영상통화가 일상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상 화면을 통해서도 건강상태를 확인해볼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영상통화 시 화면이 자꾸 흔들리는 경우, 부모님의 ‘근육 감소’와 연관이 깊다.

 

장일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스마트폰 무게는 200~300g 수준으로 가벼운 만큼 한 손으로 들고 있다고 해서 잘 흔들리지 않는다”며 “화면 떨림은 노쇠로 인한 근감소증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에 따르면 손을 움켜쥐는 악력이 떨어져 있거나, 팔을 드는 근육량이 줄어든 탓이다. 일반적으로 근육량은 40대 전후로 매 10년마다 약 5% 정도씩 줄다가 60세가 넘으면 급격하게 감소한다. 이럴 경우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도록 조언하고, 가벼운 근력운동을 권하는 게 도움이 된다. 다만,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의 증상으로 손 떨림이 올 수 있어 의심되는 경우 병원을 찾아야 한다.

 

◆다리모양 체크… 퇴행성 관절염 여부 확인해요

 

노화의 신호가 두드러지는 관절 건강도 비대면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관절은 일종의 ‘소모품’인 만큼 노화가 진행될수록 상하기 쉽다. 특히 무릎관절은 움직임이 많고, 체중의 부하를 받아 노화가 빠르고, 손상된 연골은 자연치유가 되지 않아 관리가 필요하다.

 

서동현 부평힘찬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부모님이 양발을 붙이고 섰을 때 무릎과 무릎이 닿지 않고,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공간이 남는다면 이미 연골이 거의 닳아 없어진 퇴행성 관절염 말기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밖에 앉아서 무릎을 쭉 폈을 때 무릎 뒷부분이 바닥에 닿지 않는 것도 의심 증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영상통화 화면 속에서 부모님이 양반다리 자세로 앉아있는 것을 힘들어한다면 고관절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고관절에도 노화로 인한 ‘퇴행성 고관절염’이 나타날 수 있다. 고관절 이상여부는 ▲양반다리가 가능한지 ▲양쪽 다리 길이가 차이가 나지 않는지 ▲걸을 때 절뚝거리지는 않는지 ▲엉덩이나 사타구니쪽이 아픈지 물어보면 가늠할 수 있다.

 

서동현 병원장은 “관절질환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며 만성질환이나 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며 “그럼에도 부모님들은 자녀들에게 부담 주기 싫어 관절에 문제가 있어도 내색하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했다. 이어 “관절질환은 조기에 시행할수록 치료 예후가 좋은 만큼, 영상통화 등으로 부모님의 관절건강을 가늠해보고 문제가 있다면 빠른 진단을 받는 게 권고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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