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유은정 기자]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속속 뛰어들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보험사의 헬스케어 자회사 영위가 가능해지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가속화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업계 개척자로 새로운 유형의 헬스케어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AI(인공지능) 홈트레이닝 프로그램 ‘하우핏’을 운영해 AI 모션 인식 기술을 활용해 동작의 정확성과 운동 부하를 측정하는 서비스를 시행한다. 또 의료원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건강 데이터 활용 분석을 위한 연구, 기술 교류를 통해 고객 건강 증진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나아가 신한라이프는 CJ제일제당과 협업해 헬스케어 공간을 꾸려 고객 건강을 측정하고 운동법, 영양제 등을 추천하면서 고객 건강을 직접 챙기고 있다. 11일 서울 강남구 신한L강남타워에 있는 헬스케어룸을 방문해 신한라이프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 보았다.
◆ 보험 영업점에 간호사가?…피부과처럼 두피∙피부 건강상태 측정 ‘꼼꼼히’

신한라이프가 지난 7월 문을 연 헬스케어룸은 고객이 건강 관련 데이터를 측정한 후 영양제가 필요할 경우 건강기능식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헬스케어룸에 들어서자 이곳을 담당하는 김은혜 신한금융그룹 FC1팀 간호사가 반겨주었다. 외투를 벗고 슬리퍼로 갈아신은 뒤 가벼운 옷차림으로 키오스크에 간단한 개인 정보를 입력한 뒤 건강 상태를 측정했다. 이곳에서는 크게 ▲신장 ▲체성분 ▲혈압 ▲스트레스 ▲두피 ▲피부 등 건강 상태를 점검받을 수 있다.
우선 건강측정 키오스크로 키와 몸무게를 확인하고 인바디 검사를 통해 근육량과 복부지방 등 체성분을 확인했다.
이후엔 자리에 앉아 혈압, 스트레스 등 건강 상태를 점검받았다. 검지 손가락을 기계에 3분 정도 올려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하고 혈압 측정기에 팔을 넣어 혈압을 쟀다. 사실 인바디 검사와 혈압 측정기 정도는 헬스장 등에 이미 많이 설치돼 있어 헬스케어룸의 장점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가장 만족한 부분은 바로 두피와 피부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였다. 간호사가 두피를 카메라로 찍어 화면을 보면서 두피 건강을 바로 확인해줬다. 이를 통해 ▲탈모 유형 ▲두피 상태 ▲모발 밀도 ▲각질량 ▲혈관 노출 ▲모발 두께 ▲모공 상태 등을 확인했다. 간호사가 측정해주면서 실시간으로 검사 결과를 설명해 준다. 특히 고객의 상태와 상대적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예시 사진을 비교해주면서 본인의 상태를 짚어준다. 카메라로 찍은 두발을 직접 보면서 설명 들으니 마치 피부과에 와서 검사를 받는 듯한 신뢰감이 들었다. 두피 모공에서 머리카락이 몇 가닥 나는 지에 따라 모발 밀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정수리 부분의 두피와 목덜미 부분의 피부를 비교해 혈관 노출 정도도 봤다. 목덜미 부분의 피부를 확인하자 정수리 쪽과는 확연히 다르게 붉은색이 비쳤다. 책상에 앉아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에게는 목덜미에 혈관이 많이 노출된 경우가 많다고 간호사는 설명했다.
다음으로는 피부 건강 상태를 살펴봤다. 여성 고객의 경우 이마와 눈가 화장을 화장솜으로 간단히 지운 뒤 카메라로 찍어 ▲수분∙탄력 ▲유분 ▲모공 ▲색소 침착 ▲피지 ▲주름 ▲민감도 등을 본다. 이를 통해 피부 타입과 수분, 탄력도 측정받는다. 본인의 피부가 연령 평균 대비 수분이나 탄력이 떨어졌는지,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지 등을 간호사에게 들을 수 있었다.
◆ 식단∙운동법 추천받고 그 자리에서 영양제 구매도 가능

피부 측정까지 마치면 상담 자리로 돌아와 측정된 각종 수치를 바탕으로 간호사와 필요 영양소에 대한 분석과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체성분 분석 결과에 따라 체중, 체지방량, 근육량, 추정골량을 확인했다. 기자는 1년간 꾸준히 필라테스를 한 덕분인지 평균 여성보다 근육량과 추정골량이 좋게 나왔다. 하지만 출산 경험이 있기 때문에 뼈 건강과 면역력에 좋은 비타민D를 챙겨먹을 것을 조언받았다. 또 두피 건강 상태를 확인하면서 혈관 노출이 많이 된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혈행 케어를 위한 오메가3를 섭취해야 한다고 간호사는 말했다. 이밖에도 현대인에게 유산균과 루테인은 필수로 챙겨먹어야 한다고 추천받았다.
다음으로는 건강 상태에 맞는 운동법을 간단히 배웠다. 유산소 운동법과 근력운동법으로 나눠 설명을 듣고 식단 관리 방법도 알려줬다.
모든 설명이 끝난 뒤 영양제 구입을 희망하는 고객은 휴대전화로 제품 QR코드만 인식하면 CJ제일제당이 출시한 건강기능식품 등을 최대 66%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다. 그 자리에서 사지 않더라도 QR코드를 전달받아 언제든 구매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헬스케어룸을 이용한 고객은 간단한 소정의 사은품도 받을 수 있다.
김은혜 신한금융그룹 FC1팀 간호사는 “신한라이프 설계사를 통해 예약하면 언제든 헬스케어룸을 방문해 건강 상태를 측정할 수 있다”며 “예약이 비어있으면 신한L강남타워 WM센터를 방문한 고객도 자유롭게 방문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한라이프는 향후 헬스케어룸에 건강 측정 키오스크를 추가하는 등 더욱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다. 최승환 신한라이프 디지털혁신그룹장은 “고객이 보험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질병 재해의 사후 보장에서 고객의 생활 전반에서 요구되는 건강증진서비스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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