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물가 2.1% 올랐다…추석 먹거리 상승폭 주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주부 A씨는 최근 급격히 뛴 물가에 입이 벌어졌다. 과일과 채소를 구매하려고 재래시장에 들렸다가 구매폭을 줄여야만 했다. 추석이 다가오면서 장바구니 물가를 비롯해 전반적인 소비자물가가 급격히 올랐기 때문이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2%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채소류 가격은 하락했지만, 쌀을 비롯한 농축수산물과 외식비, 석유류, 공공서비스 요금 상승이 물가를 밀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7.06(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이는 지난 8월 1.7%보다 0.4%포인트 오른 수치로, 다시 2%대에 진입한 것이다. 올해 들어 물가는 1월부터 4월까지 2%대를 유지하다가 5월과 8월에 1%대로 내려갔으나, 곡물과 축산물 가격 상승이 이어지며 재차 반등했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무와 당근, 배추 등 채소류 가격은 크게 하락했으나 쌀과 찹쌀을 비롯한 곡물과 사과, 고등어 등 과일·수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달걀과 돼지고기, 쇠고기 등 축산물 가격도 높은 수준을 보였는데, 특히 달걀 가격은 2022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 유류세 인하율 축소 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반등했고,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올랐다. 가공식품 역시 커피와 빵을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뛰었다.

 

서비스 부문은 2.2% 상승했다. 공공서비스는 통신사 요금 감면 종료 영향으로 1.2% 올랐고, 월세와 전세도 오름세였다. 개인서비스는 2.9% 상승했으며, 특히 외식물가가 3.4% 올라 생선회와 커피 등이 물가를 끌어올렸다. 반면 유치원 납입금과 보육시설 이용료 등은 하락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으며, 식품 가격은 3.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신선식품지수는 -2.5%로 하락했다. 이는 신선채소 가격 하락 영향이 컸다. 반면 신선과실과 어류·조개류가 포함된 신선어개는 상승세였다. OECD 기준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는 2.0%, 한국형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는 2.4% 상승해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다.

 

일각에서 지적된 소비쿠폰 발행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소비자물가는 원재료비 상승, 배달료 인상, 할인 종료 등 구조적 요인 때문이지 소비쿠폰이 직접적으로 자극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 유통 전문가는 “9월 물가 상승은 쌀값 급등과 외식물가, 석유류 반등, 공공요금 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며 “당분간 국제 유가와 환율, 농산물 작황 등이 물가 흐름의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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