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은 댕냥이와 한가위 보름달에 소원 빌어요

-대형마트 이어 다이소 반려동물용 한복 불티
-적접 만드는 클래스 인기… 지자체는 패션쇼

한복을 입은 반려묘들. 박재림 기자

 

“올해 설에 강아지 한복을 입히고 고향집엘 갔더니 부모님이 무척 좋아하시더라구요.”

 

대학생 이민지 씨는 3년째 함께하는 반려견 밍구를 데리고 명절마다 본가를 찾는다. 그는 “사실 가족들이 대부분 과묵한 편인데 밍구 덕분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부모님이 ‘집안에 오랜만에 아기가 생긴 것 같다’고 하시더라”며 “세뱃돈으로 간식을 주시겠다며 좋아하는 간식이 뭔지 물어보셨다”고 웃었다.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늘고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펫펨족이 증가하면서 명절에 한복을 입은 반려동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반려동물 한복 매출이 유아용 한복의 그것에 90%까지 급증하자 관련 제품의 종류를 늘이기도 했다.

 

올해는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반려동물 한복 특수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 2일 출시한 ‘곤룡포 한복’과 ‘치마 한복’ 2종 상품이 날개 돋친 듯 팔렸다. 해당 상품들은 2일 현재 다이소 온라인몰에서 품절 상태로,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구매 가능하다.

 

반려동물 한복의 품절을 알리는 다이소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달 초 곤룡포 한복과 치마 한복을 구매했다는 한 고객은 “매장 구경을 갔다가 우연히 반려동물 한복을 발견하고 샀다. 사이즈(S~XL)도 다양하고 색감도 좋아서 고민하지 않았다”며 “반려묘들에게 입혔는데 너무 잘 어울렸다. 다만 곤룡포는 사이즈가 조금 작은 것 같아서 다음날 큰 사이즈로 한 벌 더 사려고 갔는데 이미 품절이더라”고 말했다.

 

최근 인천 송도에서 열린 반려동물산업박람회 케이펫페어(9월 26~28일)에서도 이츠독, 리토가토, 베일리펫, 아소비진 등 반려동물 의류 업체에서 반려동물 한복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반려견 호두와 함께 방문한 보호자는 “한복 말고도 모자, 버선 같은 아이템이 많아서 신기했다. 직접 입혀보고 선택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한복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직접 만드는 반려인도 늘고 있다. 반려동물 맞춤옷 제작소 ‘미뇽씨 공방’에서 한복 판매 및 제작 클래스를 운영하는 이민영 대표는 “반려동물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전체적으로 한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올해는 케데헌(케이팝데몬헌터스)의 영향도 있어보인다”며 “수강생 클래스의 경우 완성까지 4~6개월이 걸리고 금액도 있는 편이지만 반려동물의 한복을 직접 만들어주겠다는 마음으로 참여하시는 수강생이 많다”고 말했다.

 

28일 서울 마포구 난지한강공원 내 반려동물캠핑장에서 열린 댕댕이 한복 패션쇼에서 반려견이 레드카펫을 걷고 있다. 뉴시스
28일 서울 마포구 난지한강공원 내 반려동물캠핑장에서 열린 댕댕이 한복 패션쇼에서 반려견들이 한복을 입고 있다.  뉴시스

 

지자체에서 반려동물 한복 패션쇼도 여는 시대다. 서울 마포구는 지난달 28일 난지한강공원 내 마포반려동물캠핌장에서 ‘댕댕이 한복 패션쇼’를 개최했다. 반려견 가족 30여 팀이 참가해 행사 현장에 준비된 한복을 입거나, 각자 준비한 한복 의상을 착용하고 함께 런웨이를 누비며 맵시를 뽐냈다.

 

인천시도 오는 15일 인천시민의 날과 21일 한복의 날을 기념해 11일 시청 인천애(愛)뜰에서 ‘한복사랑 인천시민 놀이마당’을 개최하며 행사 일환으로 반려동물 한복 패션쇼를 연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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