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장 10일간의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가운데 내란 특검이 추가 기소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재판은 연휴와 주말 사이인 오는 10일 진행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오는 10일 오전 10시 15분에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1심 공판을 진행한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해당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지만 지난 2일 기각됐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95조 제3호의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고, 같은 법 제96조가 정한 보석을 허가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지도 않는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형사소송법 95조 3호는 '피고인이 죄증을 인멸하거나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때'에 재판부가 보석 청구를 기각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같은 법 96조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보석을 허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이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보석 청구가 기각됨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이번 추석 연휴를 구치소에서 보내게 됐다.
긴 연휴 이후에도 내란 관련 재판들이 줄줄이 진행될 예정이다. 같은 법원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공판을 오는 13일 오전 10시 10분에 진행한다.
역대 영부인 최초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의 재판도 열린다.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심리하는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오는 15일 1심 2차 공판을 진행한다.
김 여사는 2009~2012년 이뤄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자금을 대는 전주(錢主)로서 권오수 전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거래 등 3700여 차례 매매 주문을 하는 방식으로 8억1000만원의 부당이득을 본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또 2022년 대선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58회에 걸쳐 2억7000여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공짜로 받아본 후 그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명씨와 친분이 있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전직 고위 간부에게 샤넬백 2개와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8000만원 상당의 명품을 받고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공적개발원조(ODA)', '유엔(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등 통일교 현안 실행을 도운 혐의도 있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에 의해 추가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사건도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에서 연휴가 끝난 직후인 오는 13일 오후 2시에 3차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될 예정이다.
특검은 김 전 장관이 지난해 12월 2일 대통령경호처를 속여 비화폰을 받아 이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전달한 혐의, 수행비서 역할을 한 민간인에게 계엄 이후인 지난해 12월 5일 관련 서류 등을 모두 없애라고 지시한 혐의 등을 적용했다.
같은 날 오전에는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에서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로 재판을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2차 공판도 예정돼 있다.
한 전 총리는 비상계엄 당시 국무총리로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막아야 할 헌법상 책무를 다하지 않고 이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초 계엄 선포문의 법률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사후 선포문을 작성·폐기한 혐의,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있다.
또 12·3 비상계엄 관련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첫 공판도 오는 17일 열릴 예정이다.
이 전 장관은 계엄법상 주무부처 장관임에도 윤 전 대통령의 불법한 계엄 선포를 방조하고,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내란에 순차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