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31일부터 이틀간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방한해 1박 2일 일정을 소화한 뒤 귀국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다만 APEC 본회의에는 불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경주 회담이 미중 정상 간 담판 무대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9일 외교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6~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27~29일 일본을 방문해 새로 선출된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후 29일 오전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해 경주로 이동,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할 전망이다. 이어 이튿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마치고 오후쯤 출국하는 일정이 유력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지난달 19일 공식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경주 APEC 정상회의 때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나기로 했다고 직접 적었으며, 지난 8일에는 백악관에서 “시 주석과 한국에서 회담할 것”이라며 방한 일정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현재 검토되는 일정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APEC 정상회의 본행사(오는 31일~다음 달 1일) 전에 마무리된다. 즉 APEC의 핵심적인 행사엔 불참하고 당일치기로 방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럴경우 APEC 핵심 행사인 31일 개막식과 다음 달 1일 본회의에는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방한 기간 트럼프 대통령은 6년 만에 시 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하고, 이 대통령과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인들과 만나는 APEC 비즈니스 서밋 참가 등도 예정돼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일정은 없다”면서도 “한미 정상회담 등 구체적인 방한 일정과 관련해 미국 측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으며, APEC 참석에 대해서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미·북 깜짝 회동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국은 기회만 되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고 싶어 하는 건 분명해 보인다”며 “다만 북한과 미국이 어느 정도까지 얘기가 되는지는 우리로서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예상보다 짧아지면서 북미 회담 실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