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 5년새 연체율·부실채권 5배 증가…적자조합은 9배↑

서울시내 공실에 대출문의 안내문이 놓여있다. 뉴시스

상호금융 단위조합의 적자조합 수가 최근 5년간 9배 증가했고, 대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도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산림조합중앙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상호금융 단위조합의 적자조합 수가 25개소에서 222개소로 8.8배 증가했다.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인 것은 산림조합으로 2021년 20개소에서 올해 105개소로 5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농협의 경우 2021년 3개소에서 76개소, 수협은 2개소에서 41개소로 각각 늘었다.

 

농협 측은 적자 농축협 수 증가요인에 대해 부동산·건설업종 충당금 요적립률 상향 적용 및 상호금융 연체율 증가에 따른 대손상각비 증가, 대출채권매각손실 증가 등을 꼽았다.

 

수협과 산림조합 관계자는 “상반기에 충당금 적립 등 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하반기 수익이 많이 발생하는 구조고 올해 말 적자조합 수는 다소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 적자 단위조합 수. 정희용 의원실 제공

상호금융의 총대출 잔액도 2021년 348조7000억원에서 411조5000억원으로 약 62조7000억원 증가했고, 연체율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며 대출 건전성에 위험 신호를 보였다. 

 

2021년 전체 연체율은 1.34%였지만 올해 들어 6.88%로 약 5.1배 증가했다. 특히 수협의 연체율은 2021년 1.64%에서 올해 8.11%, 산림조합은 1.50%에서 7.46%로 치솟았다. 농협도 0.88%에서 5.07%까지 증가하며 전반적인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상호금융권의 부실채권 규모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대출금 중 회수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고정이하여신은 2021년 4조8862억원에서 올해 24조6827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은행은 대출채권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분류하며 이 중 회수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여신을 고정이하여신이라고 부른다. 고정이하여신이 높을수록 은행의 부실 위험은 커진다는 의미다.

 

정 의원은 “최근 5년간 상호금융기관의 연체율과 부실채권, 적자조합 수가 급증하며 지역경제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며 “단순한 수치의 문제가 아닌, 지방 소상공인·고령 농어민 등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과 생계안정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 강조했다. 이어 “상호금융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강도 높은 금융 건전성 제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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