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색채가 겹쳐지고, 자유로운 곡선과 반복적인 점들이 하나의 화면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다. 각각의 요소는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다른 요소들과의 관계에 따라 새로운 의미를 형성한다.
안신영 작가는 이러한 회화적 표현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간관계와 정체성의 의미를 탐구한다.
서울 강동구 육공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 ‘Relations in Flux’는 작가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온 시각적 관계와 조형적 변화의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 추상회화의 조형적 표현을 통해 현대인의 소통 방식과 정체성의 변화를 돌아보게 한다.
안신영 작가는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후 미국 시카고예술대학교에서 학사·석사과정을 졸업했으며,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회화전공 박사과정을 마쳤다. 국내외에서 쌓아온 회화 교육과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발전시켜 왔으며, 개인전 14회와 단체전 40여 회에 참여하며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 왔다.
최근 전시 이력에서도 작가의 지속적인 활동을 확인할 수 있다. 2025년 세종문화회관 꿈의숲아트센터 드림갤러리에서 열린 ‘다각도의 시선’, 아트센터 차이의 ‘파동과 숨결’, 갤러리 hoM의 ‘Floating Boundary’를 비롯해 2024년 강북삼성병원 나눔존갤러리의 ‘Visual Variations’ 등 다양한 전시에 참여했다.
이번 ‘Relations in Flux’에서는 관계와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색채와 형태 사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시각적 변화를 표현한다.
안신영 작가에 따르면 작품 속 색면은 서로 겹쳐지고 투과되며, 유려한 곡선은 화면을 자유롭게 가로지른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점들은 때로는 밀집하고 때로는 흩어지면서 화면에 리듬과 깊이감을 더한다. 이러한 조형 요소의 상호작용은 현대사회의 인간관계와 닮아 있다.
안 작가는 “개인은 독립적인 존재이지만 타인과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영향을 받고, 새로운 환경에 놓일 때마다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화한다”고 말한다. 작가는 이처럼 고정되지 않은 관계의 특성을 추상적인 화면으로 표현한다. 하나의 형태가 다른 색채와 선을 만나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는 모습은 관계 속에서 재구성되는 인간의 정체성을 떠올리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관람객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작품은 정해진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관람객이 작품 속 이미지의 중첩과 형태의 흐름을 따라가며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의미를 발견하도록 한다. 같은 화면을 바라보더라도 관람자의 시선과 감정, 경험에 따라 작품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계의 유동성이라는 주제가 감상 과정으로까지 확장된다.
전시는 오는 10월 31일까지 서울 강동구 육공스페이스(60 SPACE)에서 이어진다.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