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으면 가장 먼저 시행되는 검사는 X-ray다. 빠르고 비용이 저렴해 기본 검사로 적합하지만, 막상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럴 땐 의료진이 MRI 검사를 권유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환자 입장에서는 높은 검사비와 긴 촬영 시간 때문에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수원S서울병원 신경외과 한석 원장은 “허리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MRI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다만 모든 허리 통증 환자에게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MRI는 인대, 신경, 근육 같은 연부조직을 고해상도로 촬영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반면 X-ray는 뼈의 배열이나 석회화 여부만 관찰할 수 있어 디스크 탈출, 신경 눌림 같은 원인은 놓치기 쉽다. MRI는 다양한 각도에서 관찰이 가능하고, 병변을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단 정확도를 높여준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MRI 검사를 받아야 할까? 한석 원장은 다음과 같은 경우를 꼽았다.
◆ 장기간 허리 통증으로 일상생활이나 업무에 지장이 큰 경우
◆ 자세를 바꾸지 못할 정도로 급성 통증이 발생한 경우
◆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등으로 퍼지는 방사통이 있을 때
◆ 걷는 도중 다리에 쥐가 나거나 터질 듯한 통증, 마비 증상이 있는 경우
◆ 골절이 의심될 정도로 외상 이후 통증이 지속될 때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단순 X-ray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MRI 촬영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고성능 ‘3.0 테슬라 MRI’ 장비가 도입돼 진단 정밀도가 더욱 높아졌다. 기존 1.5 테슬라 MRI보다 해상도가 2배 이상 높고, 촬영 시간도 최대 40% 단축돼 검사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었다.

한 원장은 “폐쇄된 공간에서 촬영해야 하는 MRI 특성상 불안해하는 환자도 많지만, 3.0 테슬라 MRI는 검사 시간이 짧아져 그런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척추 MRI는 허리만 찍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환자들이 요추만 촬영하길 원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흉추나 경추에도 병변이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요추 수술적 병변이 있는 환자 중 절반 가까이는 경흉추에 동반 병변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통증의 원인이 생각보다 다양한 부위에 걸쳐 있는 경우가 많다. 여러 부위의 병변을 함께 확인하고 재수술을 예방하기 위해 CTL(MRI로 경·흉·요추 전체를 한 번에 촬영하는 검사)이 필요할 수 있다.
한석 원장은 “허리 통증이 단기간 지나가는 경우라면 큰 문제는 아닐 수 있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심화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MRI 검사가 다소 부담이 될 수는 있지만, 재검사나 잘못된 진단으로 인한 오진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정확한 판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