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당뇨병이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하며 전 세대의 건강을 위협하는 사회적 문제로 부상했다.
보건당국과 의료계에 따르면 20대와 30대 당뇨병 환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는 고열량 식단과 불규칙한 생활 습관, 신체 활동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당뇨병은 한 번 발병하면 완치가 어렵고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인 만큼, 초기 증상을 정확히 인지하고 조기에 대처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뇨병의 초기 증상은 세심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간과하기 쉽다. 가장 대표적인 징후는 '삼다(三多)' 현상으로 불리는 다뇨, 다갈, 다식이다.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면 신장은 이를 배출하기 위해 더 많은 수분을 사용하게 되고, 이로 인해 소변량이 늘어나는 다뇨 증상이 나타난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서 심한 갈증을 느끼는 다갈 현상이 뒤따르며, 섭취한 음식물이 에너지원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해 공복감이 심해지는 다식 증상이 동반된다. 이 외에도 특별한 이유 없는 급격한 체중 감소나 심한 피로감, 시력 저하 등이 나타난다면 즉시 혈당 검사를 받아야 한다.
2030세대의 당뇨병 급증 현상은 특히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젊은 층은 당뇨병에 노출될 위험이 낮다는 인식 탓에 정기 검진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극적이고 당분이 높은 음식의 유행과 배달 음식 위주의 식습관은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젊은 시기에 발병한 당뇨병은 유병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합병증 노출 위험도 그만큼 커지기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병이 진정으로 무서운 이유는 질환 자체보다 전신에 걸쳐 나타나는 합병증에 있다.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 벽이 손상되고 혈액 순환에 장애가 생긴다. 이 과정에서 망막병증, 신장 질환, 신경병증 등 미세혈관 합병증은 물론, 생명과 직결되는 심혈관 질환과 뇌혈관 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 중 상당 부분이 심근경색이나 심부전 같은 심혈관 질환으로 확인된다. 당뇨병을 단순한 혈당 수치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혈관 건강 전반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효과적인 당뇨병 관리를 위해서는 '혈당 스파이크'를 억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식사 후 혈당이 급격하게 치솟았다가 떨어지는 혈당 스파이크는 췌장 세포를 손상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킨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식사 순서를 조정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먼저 섭취하고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식사하면 당의 흡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또한 정제된 밀가루나 설탕이 많이 함유된 가공식품보다는 통곡물 위주의 식단을 구성하고 식후 가벼운 산책을 통해 혈당 상승을 억제해야 한다.
당뇨병 치료의 목적은 단순히 수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정상 혈당 범위를 유지하여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있다. 따라서 환자들은 약물 치료와 더불어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 하루 30분 이상의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은 근육의 포도당 소모를 도와 혈당 조절 능력을 향상시킨다.
또한 스트레스는 혈당을 높이는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므로 적절한 휴식과 수면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취해야 한다. 인슐린 분비 능력이 남아있는 초기 단계라면 체중 감량과 식단 조절만으로도 상당한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상태에 따라 적절한 약물 처방이 필요한 경우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복용해야 하며,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조절하는 행위는 금물이다.
권선구 유레카내과 인석환 원장은 “당뇨병은 환자 본인의 의지와 올바른 의학적 조치가 결합했을 때 다스릴 수 있는 질환이다.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자신의 혈당 수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전문가와 상의하여 체계적인 관리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젊다는 이유로 방심하지 말고 의심 증상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