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에 생기는 암, 설암은 구강암 중에서도 발병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다. 설암 발병률이 높은 이유는 혀에 가해지는 자극이 많기 때문이다. 음식물을 섭취하다가 치아에 혀가 씹혀 조직이 손상되기도 하고 주변 치아나 틀니, 임플란트 등 보철물에 쓸리면서 상처가 나기도 한다.
음주, 흡연도 설암 유병률을 높이는 요인인데 설암이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40~60대에 많이 발생한다는 것만 보아도 설암에 어떠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요즘에는 인유두종바이러스(HIV)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설암도 확인되고 있고, 20~30대 젊은 여성 환자도 종종 발생하는 상황이다.
성명훈 땡큐서울의원 이비인후과 원장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봤다.
성명훈 원장은 성별, 연령을 떠나 누구나 설암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설암 초기 증상, 의심 증상을 잘 확인하여 유사 증상이 나타났을 때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혀 점막에 하얀 반점이 생기는 혀 백반증, 염증성 궤양 등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만일 이러한 증상이 3주 이상 사라지지 않거나 구취, 출혈, 통증 등이 지속된다면 조직 검사 등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혀 백반증이나 구내염이라고 여겨 방치했던 상처가 알고 보니 설암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설암을 빨리 발견해야 하는 이유는 설암 발견 시기에 따라 환자의 생존율과 치료 후 삶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설암은 발견 즉시 조직을 절제해야 하는데 암의 크기가 작은 1기에 발견, 치료하면 환자의 5년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높다. 또한 절제하는 조직이 작기 때문에 혀의 형태나 기능 등의 변화도 적은 편이다.
성 원장에 따르면 만약 3~4기일 경우, 환자의 5년 생존율이 50% 아래로 뚝 떨어지며 만일 림프절 전이가 한 곳이라도 진행되면 치료 후 생존율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게다가 혀의 상당 부분을 절제해야 하며 심할 경우, 다른 부위에서 피부나 연부 조직을 확보해 혀에 이식하고 재건하는 수술까지 진행해야 한다.
그는 “3~4기라면 방사선치료, 항암치료를 추가로 진행해야 하기에 환자의 부담이 커진다”며 “설암이 구강암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라 하더라도 의료 현장에서 1, 2차 의료기관 의료진이 직접 설암 환자를 마주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설암은 구강검진을 통해 혀 상태를 확인한 뒤 의심 병변에 대한 조직 검사를 시행하는 방법으로 확진하는데 구강검진 단계에서 의사가 초기 설암을 단순한 만성 염증 등이라고 생각하면 조직 검사를 받을 기회마저 놓친다. 따라서 초기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싶다면 단순히 가까운 병원을 방문하기보다는 설암 진단 경험이 풍부한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명훈 원장은 “설암은 혀에 가해지는 반복적인 자극과 손상에 의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설암을 예방하고 싶다면 너무 뜨겁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음주, 흡연은 설암을 비롯한 구강암의 발병 가능성을 높이므로 최대한 삼가야 하며 치아 교정 등 치료를 할 때에는 혀가 과도하게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구강을 항상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도 설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