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파킨슨병 줄기세포 치료, 최신 임상 어디까지 왔나

줄기세포 관련 정보를 찾아보시는 분들 중에는 아마도 파킨슨병으로 고통받는 분들이나 그 가족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줄기세포는 희망의 끈으로 여겨져왔습니다. 필자는 2년 전에도 오상신경외과 유트브를 통해 파킨슨병에서의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과 팩트에 기반한 전반적인 리뷰를 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기대와 현실 사이, 파킨슨병 줄기세포 치료의 현재

 

의료기술이 빠르게 발전합니다. 그 사이 최근 업데이트 된 임상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어서 현 시점에서 파킨슨병에서 줄기세포 치료가 어떤 임상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는지 논문에 근거해 공유드려보려고 합니다.

 

다만, 강조 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 말씀드리는 치료는 임상실험을 통한 긍정적인 결과가 있다는 내용이고 이전보다 진일보한 치료는 맞습니다. 하지만 이걸 당장 내가 이 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 부분에서 아마 실망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더욱이 소개드릴 업데이트 된 파킨슨병 줄기세포 치료는 전부 뇌에 직접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뇌수술을 통한 치료’입니다. 때문에 상용화 단계에 이른다고 해도 치료 여부는 충분한 설명을 듣고 신중히 고민 후 결정해야 할 거란 생각도 듭니다. 

 

그럼에도 마땅한 대안이 없는 현재의 상황에서 의미 있는 치료 결과들에 대한 정보는 ‘향후 내가 어떤 치료를 받을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론 넘어 사람 대상 임상 데이터 열렸다

 

2025~2026년 파킨슨병 줄기세포 치료의 가장 큰 변화는 ‘이론’이 아니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데이터 결과’가 본격적으로 오픈됐다는 점입니다. 파킨슨병에서 줄기세포 치료는 아직 표준 치료 단계는 아닙니다. 하지만 동물실험 단계를 넘어 사람에서 안전성과 기능 회복 여부가 직접 확인이 가능한 단계까지 들어왔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전문적으로 표현하자면 도파민을 약물로만 보충하는 치료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를 새로 만들 수 있는 개념’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본론으로 돌아와 최근 몇 년간 업데이트된 최신 임상결과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임상 중에서 세계 3대 생명과학저널이라고 할 수 있는 네이처(NATURE), 사이언스(SCIENCE), 셀(CELL)에 기재된 임상 결과들입니다. 

 

◆미국 네이처 발표… 배아줄기세포 뇌이식 첫 성과

 

우선 미국에서 시행한 임상으로 2025년 네이처에 출간된 내용입니다. 독일의 유명한 제약회사 바이엘(Bayer)의 자회사 블루락 테라퓨틱스(BlueRock Therapeutics)가 연구에 나섰습니다. 이 회사는 인간 배아줄기세포(hESC)에서 유래한 도파민성 신경 전구세포를 이용해 ‘벰다네프로셀(Bemdaneprocel)’이라는 파킨슨병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했습니다. 

 

임상에서는 12명의 환자에서 5명에게는 90만셀을, 7명에게는 270만셀을 뇌의 조가비핵(putamen) 이라는 부위에 이식했습니다. 이는 이는 운동 조절에 관여하는 뇌의 깊은 부위입니다. 현재 1상을 마치고 결과가 고무적이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와의 협의를 통해 2상을 건너뛰고 2025년 9월에 3상 임상시험(exPDite-2)을 진행하는 중입니다. 

 

◆국내 세브란스 임상… 아시아 첫 배아줄기세포 도전

 

두 번째는 국내 임상입니다.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시도하는 임상입니다. 이 임상 역시 앞선 첫 번째 임상처럼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뇌의 조가비핵에 이식 수술을 한 임상입니다. 이를 다룬 연구는 셀 저널에 발표됐습니다.

 

해당 연구에서는 6명에게는 저용량(315만셀), 6명에게는 고용량(630만셀)을 투여했습니다. 미국의 임상보다는 줄기세포 수가 조금 많습니다. 배아줄기세포를 통한 파킨슨병 치료 임상에서 세계에서 두 번 째 이며 아시아에서는 최초의 배아줄기세포 임상이라는 의미도 있기는 합니다. 

 

◆일본은 유도만능줄기세포로 접근… 임상 진전 확인

 

미국과 한국의 배아줄기세포 임상과 함께 현재 수준에서 또 하나의 독보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는 임상이 있습니다. 바로 배아줄기세포가 아닌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이용한 임상입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2006년 일본 교토대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개발했습니다. 피부와 같은 성체 세포에 유전자를 주입해서 무궁무진한 분화능력을 가진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줄기세포를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지방이나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하는 것과는 급이 다른 대단한 기술이긴 합니다. 야마나카 교수는 이를 토대로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 세 번째 임상은 교토대학교에서 시행했는데 50~69세의 파킨슨 환자 7명에게 iPS (유도만능줄기세포) 유래 도파민 전구세포를 조가비핵에 이식 후 24개월 동안 경과를 관찰한 임상입니다. 

 

앞선 두 논문이나 이 논문에서도 줄기세포를 모두 조가비핵에 이식한 것은 동일합니다. 이 논문에서는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뇌에 이식하고 나서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최근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달 6일 심장병과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유도만능줄기세포 유래 재생의료 제품 2종에 대해 제조 및 판매를 승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세계 최초의 치료제입니다. 특히 이번 승인은 제품을 신속하게 환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설계된 ‘조건부 및 기한부 승인’ 시스템 하에서 이뤄졌습니다. 이런 뉴스를 보면서 ‘우리도 충분히 이런 기술이 있는데’라는 아쉬움이 큽니다.

 

◆희망적인 성과에도… 당장 치료 어려운 이유

 

이번 칼럼을 통해 2025년 이후 발간된 세계 3대 생명과학저널에 발표된 파킨슨병 관련 임상 연구 3가지를 설명드렸습니다.

 

정리하자면 미국과 한국에서는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임상이고, 일본에서는 배아가 아닌 성체세포에서 분화를 유도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활용한 임상입니다. 

 

세 논문의 공통점은 의미 있는 결과가 나타난다는 희망적인 메시지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충분한 기간의 경과관찰이 필요하고 최종 임상 승인에는 아직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돼 당장 수년 내에 직접 치료를 받기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일본의 유도만능줄기세포 뇌 이식술 치료는 조만간 가능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7명 가지고 임상을 한 결과만을 보고 위험을 다 감수할 수 있을 지는 신중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논문에서 강조하고 있지는 않지만 세 임상 모두 줄기세포 이식 수술을 받고나면 1년에서 1년 반 정도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내용과, 이식을 하는 뇌수술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크게 다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부분도 충분히 감안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글=오민철 오상신경외과 대표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정리=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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