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후 키가 줄어드는 이유, ‘척추와 근육’에 답이 있다

나이가 들면 키가 줄어든다고 흔히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이 이를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받아들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실제로 키 감소는 단순히 나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척추 구조의 변화, 근육량 감소, 골밀도 저하, 자세 불균형, 관절 통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50대 이후부터는 이러한 변화가 서서히 눈에 띄기 시작하는데 관리 여부에 따라 감소 속도 및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사람의 키는 성장기가 지나면 더 이상 커지지 않는다. 보통 여성은 만 15~16세, 남성은 만 18~19세 전후까지 성장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키가 자란다. 이후 성장이 멈추고 성인기의 신체 구조가 유지된다. 하지만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에 따르면 중장년기에 접어들 경우 몸을 지탱하던 여러 조직이 서서히 약해지면서 키가 줄어드는 변화가 나타난다. 평균적으로 50대에는 1~2cm, 60대에는 추가로 2~3cm 정도 줄어들 수 있다. 70대 이후에는 개인에 따라 5cm 이상 차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척추 사이에 있는 디스크의 변화다. 디스크는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 역할을 한다.

 

고도일 병원장은 “젊을 때는 수분이 풍부해 탄력 있게 유지되지만 나이가 들수록 수분이 줄어들고 두께가 얇아진다”며 “디스크 하나의 높이가 1~2mm만 줄어도 척추 여러 부위에서 동시에 변화가 생기면 전체 키는 눈에 띄게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근육의약화도 중요한 원인이다. 척추를 곧게 세우는 척추기립근과 코어 근육이 약해지면 몸은 중력을 버티기 어려워진다. 이때 등이 굽거나 목이 앞으로 빠지는 자세가 나타나고 실제 뼈의 길이는 같더라도 서 있을 때의 키는 작아 보이게 된다는 게 고 병원장의 설명이다. 오래 걸을수록 허리가 숙여지고 몸이 앞으로 기우는 것도 이러한 기능적 키 감소와 관련이 깊다.

 

골다공증성 압박골절 역시 주의해야 한다. 고 병원장은 “특히 여성은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골흡수가 증가하고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척추뼈에 미세한 압박골절이 반복적으로 생길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골절이 항상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별한 외상이 없었는데도 키가 빠르게 줄거나 등이 굽는 느낌이 든다면 골밀도와 척추 상태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남성과 여성의 키 감소 양상도 다소 다르다. 여성은 폐경 이후 골밀도 감소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고 평균적으로 근육량이 적기 때문에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키 감소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반면 남성은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으로 골 소실이 상대적으로 완만하고 근육량 유지에도 유리한 편이다. 다만 60~70대 이후에는 디스크 퇴행과 근감소증이 겹치면서 키 감소가 급격히 나타날 수 있다.

 

무릎과 고관절의 통증도 키 감소에 영향을 준다. 하체 관절에 통증이 있으면 몸은 통증을 피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자세를 바꾼다. 한쪽으로 체중을 싣거나 허리를 굽히는 습관이 반복되면 전체적인 자세 균형이 무너지고 결과적으로 서 있는 키가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목 디스크나 경추 후만증으로 인한 거북목 역시 같은 원리다. 머리가 앞으로 빠지면 척추 정렬이 흐트러지고 상체가 굽어 기능적인 키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 키감소를 늦추는 등 펴는 흉추 신전 스트레칭.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 키감소를 늦추는 등 펴는 흉추 신전 스트레칭.

키 감소를 늦추기 위해서는 무리한 운동보다 척추를 세우고 근육을 깨우는 운동이 중요하다. 등펴는 흉추 신전 스트레칭, 웰 프랭크 기립근 유지 운동, 턱 당기기 운동, 브릿지를 통한 엉덩이 들기 운동, 발 붙이고 매달리기 등의 운동이 있다.

 

고도일 병원장은 “특히 등 펴는 흉추 신전 스트레칭이 도움이 된다”며 “폼롤러를 견갑 아래 흉추에 가로로 놓고 손은 머리뒤에 둔다. 숨을 들이마시며 가슴을 열어준다. 10초 유지하며, 20회 반복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짧은 기간에 키가 크게 줄었거나 등이 급격히 굽고 허리 통증이 동반된다면 단순한 자세 문제로만 넘기지 말아야 한다. 디스크 퇴행, 골다공증, 근감소증, 관절 문제 등이 함께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고도일 병원장은 "키를 지킨다는 것은 곧게 서는 힘, 오래 걷는 힘, 일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힘을 지키는 일"이라며 "나이가 들수록 필요한 것은 더 강한 운동이 아니라 내 몸의 변화를 이해하고 꾸준히 바로잡는 습관"이라고 전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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