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가운데 가장 흔한 갑상선유두암은 대체로 진행이 느리고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크기가 1cm 이하인 갑상선 미세유두암은 별다른 증상 없이 건강검진이나 다른 목적으로 시행한 초음파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갑상선암으로 진단되면 수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저위험 갑상선 미세유두암에 대해 바로 수술하지 않고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변화를 관찰하는 ‘적극감시(Active Surveillance)’도 치료 전략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적극감시는 암을 치료하지 않고 단순히 방치하는 것과는 다르다. 수술을 바로 시행하는 대신 계획된 일정에 따라 갑상선 초음파검사와 진료를 시행하면서 종양의 크기와 형태, 주변 조직과의 관계, 림프절 상태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시점에 수술로 전환하는 관리 전략이다.
저위험 갑상선 미세유두암 가운데 상당 기간 뚜렷한 진행 없이 유지되는 경우가 보고되면서 국내외 진료지침에서도 적절하게 선별된 환자에게 적극감시를 고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적극감시를 선택했다고 해서 이후 수술을 받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추적관찰 과정에서 종양이 의미 있게 성장하거나 새로운 림프절 전이가 확인되는 등 변화가 나타난다면 환자의 상태를 다시 평가해 수술적 치료로 전환할 수 있다. 따라서 적극감시의 핵심은 ‘수술을 하지 않는 것’ 자체가 아니라 수술이 필요한 변화를 놓치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관찰하는 데 있다.
그렇다면 어떤 환자가 적극감시를 고려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크기 1cm 이하의 갑상선 미세유두암이면서 임상적으로 림프절이나 원격 전이가 없고, 주변 조직을 침범한 소견이 없는 저위험 환자에서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1cm 이하’라는 크기만으로 적극감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종양의 위치와 주변 구조물과의 관계, 림프절 전이 여부, 환자의 연령과 전신 상태, 지속적인 추적관찰 가능성 등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이 종양의 ‘위치’다. 갑상선 주변에는 목소리를 내는 성대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되돌이후두신경과 기도 등 중요한 구조물이 자리하고 있다. 종양이 이러한 주요 구조물과 매우 가깝거나 침범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크기가 1cm 이하로 작더라도 적극감시보다 수술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같은 크기의 암이라도 위치에 따라 위험도를 다르게 판단해야 하는 이유다.
림프절 상태 역시 중요하다. 작은 갑상선암이라고 해서 림프절 전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적극감시를 고려하기 전에는 갑상선 내부의 종양뿐 아니라 중심경부와 측경부 림프절도 초음파를 통해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전이가 의심되는 림프절이 발견되면 필요에 따라 추가 검사를 시행해 전이 여부를 평가한 뒤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적극감시를 시작한 이후에도 정기적인 초음파검사와 진료가 중요하다. 추적 과정에서는 종양의 크기와 형태에 변화가 있는지, 종양과 주변 주요 구조물의 관계가 달라지는지, 새로운 림프절 전이가 나타나지 않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한다. 적극감시를 지속하기 어려운 변화가 확인되면 환자의 상태를 다시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수술로 치료 방향을 전환한다.
환자의 연령과 전신 상태도 적극감시 여부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다. 젊은 환자는 예상되는 추적관찰 기간이 긴 만큼 장기간의 관리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반면 고령이거나 동반 질환으로 수술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환자에서는 적극감시의 장점을 더 크게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연령만으로 적극감시 또는 수술 여부를 결정해서는 안 되며 종양의 특성과 환자의 건강 상태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도 중요하다. 적극감시는 장기간에 걸쳐 계획된 시기에 초음파검사와 진료를 받아야 하는 만큼 지속적인 추적관찰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환자가 느끼는 심리적인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의학적으로 적극감시가 가능한 상황이더라도 암을 몸 안에 두고 지켜본다는 사실 자체로 심한 불안을 느끼는 환자가 있다. 반대로 적극감시의 의미와 추적 계획을 충분히 이해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지속할 수 있다면 수술 시기를 늦추거나 수술 없이 경과를 관찰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치료 방향을 결정할 때는 의학적 조건뿐 아니라 환자의 선호와 가치관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적극감시에 적합한 저위험 환자라면 수술을 미루거나 피함으로써 수술과 마취에 따른 부담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나 갑상선 기능 변화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하게 선별된 환자에게는 하나의 합리적인 관리 전략이 될 수 있다.
이은정 땡큐서울의원 내분비내과 원장은 “갑상선 미세유두암의 적극감시는 단순히 암의 크기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하는 방법이 아니다”며 “종양이 갑상선 내 어디에 위치하는지, 되돌이후두신경이나 기도와 얼마나 가까운지, 중심경부와 측경부 림프절에 전이가 없는지 등을 면밀하게 평가해 저위험군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극감시는 암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인 초음파검사와 진료를 통해 변화를 관찰하고 필요한 시점에 수술로 전환하는 관리 전략”이라며 “작은 갑상선암이라고 무조건 수술하거나, 반대로 크기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수술을 미루기보다 환자의 연령과 전신 상태, 종양의 위치와 특성, 추적관찰 가능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자신에게 적합한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