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중인데 왜 계속 힘들까?… 만성 통증 환자 ‘자율신경 불균형’ 살펴야

허리나 목, 어깨 등의 만성 통증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 중에는 원인 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두근거림이나 식은땀, 어지럼, 불면, 만성 소화불량 등을 함께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통증이 장기화되면 신체 구조적 손상에 그치지 않고, 우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자율신경계 균형까지 무너져 전신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핵심 원인은 ‘통증과 자율신경의 악순환’에 있다. 지속적인 통증 자극은 체내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활성화해 전신 근육의 긴장도를 높이고 혈관을 수축시킨다. 이로 인해 수면 장애와 소화 불량, 손발 냉감 등이 유발되고 체내 회복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신경계가 만성적으로 흥분하면 통증 감수성이 예민해져 작은 자극도 더 강한 통증으로 인지하게 되고, 이는 다시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폐쇄적 고리를 형성한다. 결국 통증 부위만 국소적으로 치료해서는 환자가 느끼는 전신 피로와 고통이 온전히 해소되기 어렵다.

 

따라서 평소 통증과 함께 ▲이유 없는 가슴 두근거림 ▲기립 시 눈앞이 캄캄해지는 어지럼 ▲과도한 식은땀과 발한 ▲수족냉증 ▲수면장애 ▲반복되는 위장 장애(소화불량, 변비·설사) ▲빈뇨나 야간뇨 등의 배뇨 변화 ▲긴장 시 통증 악화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자율신경 기능 저하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자율신경 회복에 도움이 되는 3가지 운동.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고도일병원 제공
자율신경 회복에 도움이 되는 3가지 운동.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고도일병원 제공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되찾고 통증 악순환을 끊어내려면 일상 속 움직임과 생활습관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특히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세 가지 핵심 운동이 권장된다.

 

우선 ‘느린 호흡’이다. 편안한 자세에서 코로 숨을 천천히 들이마신 뒤, 들이마신 시간보다 내쉬는 시간을 조금 더 길게 유지하는 복식 호흡을 하루 3~5분 정도 실천하면 항진된 교감신경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이어 ‘저강도 유산소 운동’을 실천해야 한다. 걷기나 실내 자전거를 10~20분가량 가볍게 시작해 몸 상태에 맞춰 서서히 시간을 늘리는 방식이다.

 

‘하지 근력 운동’도 잊지 말자. 안정된 의자에서 벽이나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일어났다 앉기를 5~10회 반복하면 하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자율신경 조절 능력을 돕는다. 단, 운동 중 어지럼이나 관절 통증이 발생하면 즉시 중단해야 하며, 고령자는 낙상 방지를 위해 반드시 지지물을 확보해야 한다.

 

생활 속 관리 수칙도 필수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는 규칙적인 수면 리듬을 유지하고, 늦은 시간의 카페인 섭취와 과식, 과음을 피해야 한다. 누워 있다가 일어날 때는 급격한 혈압 변동을 막기 위해 침대에 잠시 걸터앉아 적응한 뒤 천천히 일어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아울러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되 심장이나 신장 질환이 있는 환자는 주치의의 안내에 따라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자율신경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고 해서 무조건 단순 기능 이상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부정맥이나 빈혈, 갑상선 질환, 당뇨병 합병증, 수면무호흡증, 비뇨기 질환 등 기저 질환에 의해서도 유사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실신, 흉통, 호흡곤란, 급격한 근력 저하나 감각 이상, 심한 대소변 장애가 동반된다면 지체 없이 정밀 의료 평가를 받아야 한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만성 통증 환자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히 통증 수치를 0으로 낮추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며 “환자가 밤에 편안하게 숙면을 취하고, 낮 동안 활력 있게 움직이며 일상으로 온전히 복귀할 수 있도록 디스크나 협착증 등 구조적 원인 치료와 함께 자율신경 반응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전신적 관리가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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