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에 많이 생긴다고 하여 오십견이라 이름 붙여진 어깨 질환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관절낭이 두껍게 변하고 조직에 유착하여 통증, 손상을 유발한다. 어깨 관절은 상박골 머리와 관절와가 만나는 부분으로 다리의 고관절에 비해 구조적 불안정성이 큰 편이다. 관절낭은 이러한 어깨 관절을 둘러싸 관절의 안정화에 도움을 주지만 퇴행성 변화를 비롯해 여러 원인으로 인해 비대해지면 오히려 관절에 달라붙게 되고 그로 인해 어깨를 염증,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박정우 부평그린마취통증의학과 박정우 원장에 따르면 오십견은 회전근개파열이나 어깨충돌증후군과 더불어 어깨에 가장 많이 생기는 질환 중 하나다.
박 원장은”50대 전후의 중, 장년층에게 많이 발생하곤 하지만 요즘에는 잘못된 자세나 스포츠 손상 등으로 인해 어깨의 노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비교적 젊은 오십견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팔과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이나 한가지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사람들은 오십견에 더욱 취약해 주의를 요한다”고 강조한다.
오십견이 생기면 팔을 마음대로 쓸 수 없게 된다. 어깨가 뻣뻣하게 굳어 팔을 들어올릴 수 없는 상태가 되며 심하면 머리를 감거나 선반 위의 물건을 내리는 간단한 동작도 하지 못하게 된다. 어깨 질환은 대개 밤이면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통증 때문에 잠을 수시로 설치면서 불면증이 생길 수도 있다. 수면 부족과 어깨 관절의 움직임 제한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트리고 환자들에게 심리적, 정서적 고통을 안겨주기도 한다.
따라서 오십견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 곧장 정형외과 등 병원을 방문해 어깨 관절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세간에는 ‘오십견은 저절로 낫는다’는 말이 퍼져 있지만 한 번 유착된 관절낭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설령 통증이 줄어든다 해도 어깨 관절의 가동 범위가 제한된 상태가 유지되어 영구적인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드물지만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도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비수술치료를 통해 관절의 회복을 촉진해야 한다.
박정우 원장은 “통증이 심한 환자들에게는 약물치료나 주사치료를 통해 병변의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치료를 우선 적용하게 된다”며”오십견처럼 만성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에는 체외충격파도 효과적이다. 수술이나 진통제 등을 사용하지 않고 비침습적으로 조직의 회복을 도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장은 “오십견을 예방하고 싶다면 평소에도 어깨와 척추를 바로 펴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며”잠을 잘 때 한 쪽으로 누워 자면 어깨가 짓눌려 관절이 손상될 위험성이 높아지므로 가급적 이러한 자세를 피해야 한다. 수시로 어깨 스트레칭을 하고 근력 강화를 위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관절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십견은 통증이 완화된 이후에는 어깨의 운동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운동재활치료는 치료사가 환자와 일대일로 소통하면서 환자가 가진 문제점을 파악하여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맞춤형 치료법이다. 평소 가지고 있던 잘못된 습관이나 자세를 교정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깨가 앞으로 둥글게 말려 들어간 라운드숄더인 경우, 견갑골의 변형이나 조직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도수치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