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코 안골아”… 강한 부정보다 적극 치료하세요

[정희원 기자] 코골이가 심해 주변의 놀림을 받는 사례가 많다. 우스꽝스럽고 시끄러운 코골이 소리 때문에 함께 잠을 자는 타인의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코골이 때문에 부부 싸움이 일어나는 경우도 적잖다. 이처럼 코골이는 일상 속에서 크고작은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코골이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사례가 그리 많지는 않다. 코골이로 인해 대인관계에서 수많은 트러블을 경험하고 있지만 정작 치료 노력을 기울이는 사례가 드문 게 현실이다.

 

이는 코골이를 하지 않는다는 자기 부정, 이 자체가 건강에 악영향을 주기보다 단순 소음 문제만 일으킨다는 오해에서 비롯된 결정이다.

코골이는 코를 고는 사람의 건강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는 일종의 수면장애다. 치료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면 목숨마저 앗아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코골이가 얼마나 위험한지 파악하려면 질식 상태의 장기화를 이해해야 한다. 공기는 인후두부, 기관, 기관지 등 통로를 거쳐 폐에 도달하는데 이 통로를 ‘기도’라고 부른다. 기도가 좁으면 원활한 호흡이 이뤄지지 않는다. 수면 중 호흡을 할 때 좁은 기도에 공기가 통과하면서 혀뿌리, 연구개 등을 떨리는 증상이 바로 코골이 증상이다.

 

만약 코골이 등으로 인해 호흡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산소 공급이 막혀 각종 건강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질식 상태가 계속될 경우 호흡 곤란에 의해 사망할 우려도 있다. 이처럼 코골이는 수면 중 반복적인 호흡 단절 증상을 야기하는 요소로 이는 곧 질식에 따른 건강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코골이의 경우 수면무호흡증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히기도 한다. 수면무호흡증이란 수면 중 호흡이 일시적으로 정지하거나 불규칙해지는 증상으 말한다.

 

수면무호흡이 장기화되면 폐혈관 수축과 일시적인 폐동맥고혈압을 유발하는데 이는 고혈압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무호흡이 저산소증과 연관돼 수면 중 심각한 부정맥을 초래할 경우에도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게다가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이 장기화된다면 뇌에 전달되는 피와 산소 공급양이 현저히 감소한다. 뇌는 한쪽에서만 피를 공급 받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는 일방 차선에 해당하여 피와 산소를 공급받지 못한다면 뇌졸중 등의 심각한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교감 신경계를 자극하여 혈당을 높여 당 대사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이는 당뇨병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코골이 증상 장기화가 의심된다면 이를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 자세를 갖는 게 유리하다.

 

이종우 숨수면클리닉 원장은 “코골이 증상이 경미하고, 스스로 인지할 수 없다고 해서 무조건 방치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많다”며 “코골이 치료는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치료를 권하는 주변인들의 조언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고 조언했다.

 

이어 “코골이 문제로 병원을 찾을 경우 진단을 위한 표준검사를 받게 된다”며 “이후 상황에 따라 양압기, 구강내장치 등의 비수술치료, 또는 기도확장수술 등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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