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후 국내외로 여행객이 늘고 있지만, 면세점 수요는 여전히 더딘 실정이다. 색다른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에 롯데면세점은 ‘시내’로 눈을 돌렸다. 올 초 인천공항 입점에 실패한 롯데면세점은 명동에 면세점 최초 ‘쇼룸’을 선보이며 젊은층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평일에도 ‘롯데면세점 LDF 하우스’에는 쇼룸을 구경하러 온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MD 추천 면세 상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발을 들였다. 한국인 관광객도 눈에 띄었다. 요즘 국내 젊은층 사이에서는 ‘팝업스토어’·‘플래그십스토어’ 같은 체험형 매장이 트렌드다. 신개념 면세 쇼룸이 생겼다고 하니 일부러 찾는 모습이다.
직원의 설명 아래 QR 입장 체크와 롯데면세점 회원 등록을 하던 방문객은 “화장품을 편하게 구경하고 싶어서 왔다. 쿠폰까지 제공돼 살만한 게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며 즐거워했다.
말 그대로 전시 쇼룸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제품을 살펴볼 수 있고, 한류 모델을 이용한 재미 요소로 젊은이들에게 통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관계자는 “아직 단체보단 개별 관광객이 많지만, 일평균 3~500명 정도 방문한다”며 “인기 트렌드를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크다. 또 시내 할인 쿠폰도 제공하고, QR만 찍으면 온라인·오프라인 구매가 모두 가능해 보다 편하게 쇼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층은 한류 스타를 모델로 한 팝업존이다. 현재는 롯데면세점 모델인 엔시티 드림(NCT DREAM)의 광고 촬영 현장이 재현돼있다. 착용했던 의류와 포토카드 등이 팬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한켠에는 스타들이 담긴 ‘네컷사진’ 포토 부스도 마련됐다. 관계자는 “매달 컨셉이 바뀔 예정이다. NCT, 이준호, 에스파, 슈퍼주니어 등 한류 모델을 잘 활용해 마케팅을 이어가려고 한다. 팬이면 한 번은 꼭 들러야 하는 ‘한류 성지’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라며 웃어 보였다. 실제로 지난달 LDF 오픈식에는 NCT 멤버들의 참여로 많은 팬들이 명동에 몰렸다.
2층과 3층에는 각각 추천 제품과 베스트셀러(온라인 기준) 제품들이 전시돼있다. 상품의 QR 코드를 카메라로 찍으면 오프라인 매장 재고가 확인 가능하고, 쿠폰을 사용해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도 있다. 관계자는 “예전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기초화장품을 많이 찾았었는데, 요즘에는 디올, 에스티로더 등 색조 화장 위주로 찾는 편이다. 코로나 이후로 정관장 같은 건강 기능 식품 판매도 많이 늘었다”며 요즘 트렌드를 관찰했다.
루프탑에는 열기구 모양의 작은 리프트를 탈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돼있다. 화장품, 술, 잡화 등 면세점 상품들을 구경만 하는 곳이 아닌 체험의 재미를 들인 문화 공간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다. 친구와 리프트를 탄 방문객은 “건물에 둘러싸여 뷰 감상은 힘들지만 추억 남기기 좋은 포토존인 것 같다”며 웃었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풀린 중국의 방한 단체 관광 효과를 기다리고 있다. 급성장까진 아니라도, 내년이면 경기가 나아질 거라고 기대하는 눈치다. 관계자는 “중국 내부에서도 여행 상품을 만들어야 하고, 항공편 증편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중국도 경기가 어렵기 때문에 아직 여행 경비를 비싸게 여긴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인 여행객 중)지금은 MZ 세대가 많다. 젊은이들의 움직임이 활성화되면 점차 여행 연령층도 높아질 것”이라며 “내년까지는 흐름을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