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2조원대’…여전히 갈 길 먼 면세업계

인천공항 제2터미널 면세구역에서 여행객들이 구경하는 모습. 뉴시스

롯데·현대·신라·신세계 면세 4사가 2조원대 재고 실적을 기록하며 여전히 수요가 더딘 모습을 보였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의 업계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면세 4사 재고는 2조596억86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단, 신세계면세점은 3분기 재고 현황이 공개되지 않아 2분기 실적으로 합계됐다.

 

각 기업별 실적으로는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대비 재고가 823억원(15.0%) 증가했다. 3분기 재고 실적이 공개되지 않은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재고 자산이 127억원(3.3%) 가량 늘었다. 반면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대비 1500억원(-17.4%) 이상 재고를 줄였고,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약 350억원(-10.9%) 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 수가 증가했음에도 면세업계는 좀처럼 기를 못 펴는 상황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외국인 방문객은 63만8030명으로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은 1조805억원에 그쳤다. 외국인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16만4700명) 대비 3.9배 많으나 매출은 지난해(1조6527억원)보다 못한 셈이다.

 

이는 환율에 따른 원가 부담과 재고 관리 등 영향이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면세 매출 실적에 주효한 중국 다이궁(보따리상)에게 지급하는 송객수수료를 낮추면서 실적이 저조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9월 중국인 입국자 수가 올해 최고치인 26만4000명을 찍었지만, 아직 단체보단 소규모, 개별 관광이 대다수인 점도 요인 중 하나다. 여기에 여행 소비 패턴까지 변해 갈피 잡기가 힘든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따리상에 의존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일반 관광객이 많은 편이다. 보따리상, 일반 개별 관광객 등 다양한 수요에 대한 대응책을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엔데믹 후 여행 수요는 대부분 젊은 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을 겨냥한 상품 MD를 확대하고 트렌드에 따라 체험 요소를 강화하는 전략을 짤 것”이라고 전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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