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전야 IPO] 증권사들 IPO 주관 경쟁 치열…“빅딜 낚아라”

부동산시장 침체로 실적 부진
전통 IB IPO 사업 강화 총력
HD현대마린 등 대형 우량기업
IPO 줄줄이 대기…기대감 높여

뉴시스

 증권사 간 기업공개(IPO)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단독 주관과 대형주 상장을 맡은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IPO 주관 실적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IPO 인수 규모 기준 NH투자증권이 957억원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이 기간 NH투자증권은 5건의 IPO 상장을 주관했으며, 4건이 단독 주관에 해당했다. 

 

 신한투자증권은 758억원을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1분기 에이피알 1건만 주관했지만 에이피알이 대형주였던 만큼 상위권에 올랐다. 이어서 미래에셋증권(636억원)과 한국투자증권(600억원)이 각각 3, 4위를 차지했다. 하나증권은 460억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IPO 부서를 키우는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올해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사업에서의 실적을 기대할 수 없으면서 전통 IB(기업금융) 분야인 IPO 사업 강화에 힘쓰고 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상장 주관 1위를 달성한 공로를 인정해 김기환 ECM1부장과 윤종윤 ECM3부장을 선임 1년 만에 이사대우로 승진을 결정했다. KB증권은 유승창 본부장을 부임 1년 만에 올 초 전무로 승진했다. 리서치센터장 출신인 유 본부장은 지난해 ECM 본부장으로 온 뒤 HD현대마린솔루션 딜을 따낸 공로를 인정받아 승진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조 단위의 IPO 상장 성과를 올린 성주완 IPO본부장이 전무로 승진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말 IPO를 담당하는 박병기 기업금융본부장이 전무로 승진했다. 하나증권은 IB1·2부문을 신설하고 박 본부장이 IB1부문장을 겸하기로 했다. 삼성증권도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IPO 전담팀을 3개에서 4개로 확대했다. 

 

 올해 대형주 상장이 예정된 만큼 증권사 간 IPO 주관 경쟁은 점차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예상 시가총액 최대 3조7071억원에 달하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장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더욱 주목받는다. 이들은 올해 대어급 기업들을 상장해 선두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KB증권의 인수 규모는 공모가 하단(7만3300원) 기준으로 1892억원으로 나타났다. 공동 주관사로 참여하는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의 인수 규모는 각각 652억원이다.

 

 또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월 현대힘스를 상장한 이후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의 대표 주관 업무를 따내는 성과를 이뤘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2월 IPO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을 선정했다. 공동 주관사는 삼성증권이 맡는다. 증권가에선 토스의 기업가치가 12~16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미래에셋증권은 SSG닷컴과 올리브영의 대표 주관사로 협의 중이고, 한국투자증권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대표 주관사로 선정됐다.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의 주관을 담당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대형 우량기업들의 IPO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우호적인 경기 사이클과 기업 여건을 고려하면 올해 IPO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주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를 앞둔 거시 환경과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고려할 때 올해 IPO 시장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IR컨설팅 전문기업 IR큐더스 관계자는 “2분기부터 IPO 시장은 HD현대마린솔루션을 시작으로 LS, SK 등 대기업 우량 계열사들의 IPO가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다”며 “항공우주, XR(확장현실), 로봇, AI(인공지능)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신규 기업들의 상장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IPO 시장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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