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에 잘파세대 납시오.’
코로나 19 펜데믹 이후 다시 하늘길이 열리면서 항공사들이 변화의 움직임을 보인다. 과거 무거운 이미지를 벗고 10~20대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 손님 모시기에 경쟁이 치열하다. 잘파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각종 차별화된 서비스로 재편성한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항공사들은 과거 단순 기내 서비스를 뛰어넘어 잘파세대와의 유대관계 형성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먼저 대한항공은 잘파세대의 취향을 고려해 다양한 기내식 메뉴를 제공 중이다. 한국식 비건 메뉴를 통해 제철 식재료와 식물성 재료를 이용해 자연 본연의 맛을 내는 게 특징으로 건강한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서양·동양·인도채식을 비롯해 생 야채식 등의 메뉴가 있어 고르는 재미가 있다. 잘파세대의 음주 취향도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다. 국제소믈리에협회가 주최하는 ‘월드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 챔피언인 마크 알머트와 함께 주류 서비스를 강화했다. 무려 900여종의 와인 가운데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 최종 50종으로 간추려 서비스한다.
잘파세대가 좋아하는 각종 캐릭터를 통해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기도 한다. 제주항공은 캐릭터 기업 산리오코리아와 협업을 통해 캐릭터 모형비행기, 여행 가방, 봉제인형, 문구류 등 여행의 감성을 담은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앞서 잔망루피 모델의 기획 상품을 출시해 초기 물량이 완판되기도 하는 등 인기를 증명했다. 뿐만 아니라 자체 제작 디지털 캐릭터 제코(JEJU+ECO) 역시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이스타항공 기내 방송에도 색다른 시도가 관심을 끌고 있다. 기내 방송에 웹툰만화가 겸 방송인 기안84의 목소리가 불쑥 등장하기 때문이다. 평소 여행 예능프로그램에서 자유로운 여행 스타일을 보여준 기안84다. 잘파세대 이용자를 겨냥해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친근한 이미지를 내세운 것이라 할 수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과거 비행기는 비즈니스맨이나 호사스러운 여행을 위한 럭셔리 이미지가 주를 이루었지만 현재는 대중적인 교통수단으로 변신했다”며 “특히 잘파세대가 잠재적이고 장기적인 고객층인 만큼 집중 마케팅을 통해 마음 잡기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사진설명: 제주항공 승무원들이 디지털 캐릭터 굿즈인 제코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주항공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