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강소기업을 가다] 범일산업 신영석 대표, K푸드의 열풍…하우스쿡 정수조리기로 불씨 확장

범일산업 신영석 대표가 하우스쿡 정수조리기를 이용해 라면 조리법을 시연하고 있다. 범일산업은 1980년 설립해 하우스쿡 정수조리기 외에도 전기압력밥솥, 전기후라이펜, 의료기기 등에 사용되는 부품인 열판과 IH렌지, IH밥솥에 사용되는 코일 부품을 생산하는 전문기업이다. 사진=김재원 기자

 

K푸드 대표 종목인 라면의 글로벌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지민이 불닭볶음면을 먹는 영상을 올리면서 도화선이 됐고, 현재 각종 봉지라면이 고른 인기로 퍼져나가는 추세다. 해외 식료품점에 가면 불닭볶음면, 신라면, 짜파게티, 진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등 국내 대표 라면 제품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과거 신라면 정도만 접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실로 격세지감이다.

 

이러한 봉지라면의 뜨거운 인기는 조리기기로 옮겨붙었다. 이른바 한강라면의 시초인 범일산업의 하우스쿡 정수조리기는 라면을 가장 안전하고 편리하게 섭취할 수 있는 기기다. 조리법은 간단하다. 라면을 뜯어서 스프와 면을 용기에 넣기만 하면 끝이다. 자동으로 라면에 알맞은 물과 조리시간이 적용돼 누가 끓여도 실수 없이 맛있는 라면이 완성된다. 특히 불 없이 전기만으로 조리가 가능해 간편하고 안전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또한 장시간 불 앞에서 조리를 해야 하는 이들의 건강적인 측면에서도 가스 조리보다 단연 월등하다. 라면 편의점을 비롯해 박람회, 분식집, 휴게소, 음식점, 급식소 등 봉지라면의 수요가 있는 곳이라면 하우스쿡 정수조리기가 존재할 정도로 전 세계를 감동시키고 있다. 하우스쿡 정수조리기를 개발한 범일산업 신영석 대표를 인천 남동공단 본사에서 만났다.

 

범일산업 하우스쿡 신영석 대표가 자사의 정수조리기를 통해 직접 시연한 라면이 끓고 있다. 사진=김재원 기자

 

◆바닷가 한가운데서도?…라면 맛집 가능

 

하우스쿡의 정수조리기는 라면조리기로 유명한데 라면 만들기는 여러 조리기능 중 하나다. 신 대표는 “기본적으로 정수기와 인덕션이 결합한 멀티주방가전제품으로 평소엔 정수기로 쓰다가 요리할 때는 인덕션으로 활용 가능해 라면은 물론이고 떡볶이, 파스타, 부대찌개, 우동, 오뎅 등 무궁무진한 응용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장소 역시 가리지 않는다. 전국고속도로 휴게소 매출 1위를 기록 중인 덕평휴게소에서 분식 부스가 가장 인기를 끈다. 월 매출 약 6000만원∼1억원을 기록하는데 이 중에 하우스쿡 정수조리기에서 약 2만 봉지(한 달 기준) 라면을 조리해내고 있다. 매출의 1등 공신이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20V에 6A 정도의 전력만 있다면 그 어느 곳이든 설치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대표적으로 낚싯배에도 설치가 가능한데 배 위에서도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

 

정수조리기는 이제 소상공인의 업소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설치의 자율성과 쉬운 사용법 덕분이다. 신 대표는 “자영업자분들이 불경기로 인해 버티기 힘든 상황인 데다가 주방에서는 연세 드신 여사님 혹은 외국인들이 일하고 있는데 가스 불로 요리를 하다 보니 유해가스가 발생하는 등 주방 환경이 열악하다”며 “주방일이 중노동이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일하기 꺼리는 환경”이라고 업소 주방의 현실을 짚었다. 그러면서 “저희 제품을 사용하면 자동 조리가 되면서 덥지 않고 화상의 위험과 연료비를 줄일 수 있어 사장님 입장에서는 큰 투자비가 들지 않으면서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기능과 성능, 내구성 측면에서 인정을 받으면서 까다로운 셰프분들의 선택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뉴욕한인회가 주최한 ‘코리안 퍼레이드&뉴욕 한인축제’ 하우스쿡 정수조리기 부스 앞에서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우스쿡

 

◆감탄과 호평…세계의 바이어들 사로잡다

 

하우스쿡 정수조리기는 해외 시장에서도 인기가 뜨겁다. 제품이 처음으로 나온 2017년 동남아시장 개척에 일찌감치 나섰고 2020년부터는 유럽과 미국 시장에도 진출을 시작했다. 2022년 1월 오스트리아 대표 관광도시인 인스부르크에 첫 제품 설치 후 소규모 판매도 시작했다. 

 

2024년부터는 세계적인 박람회에도 출품하면서 전 세계 바이어나 소비자들로부터 찬사를 얻고 있다. 전 세계 최대 소비재 박람회인 독일 암비엔테 2024에 참가한 정수조리기는 글로벌 전자제품 박람회인 CES에도 2024년에 이어 올해도 연이어 참가했다.

 

정수조리기는 출시 8년만인 올해 2월 기준 누적판매 3만대를 돌파했다. 또한 지난해 10월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된 한국상품박람회에서 미국, 불가리아, 중국, 네덜란드 등 5개국에 총 1800만 달러(약 246억2400만원)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가운데 절반은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미국 시장은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 신 대표는 “현지에 직접 뛰어다녀야지만 깨닫는 부분들이 있다”며 “미국은 주별로 전압 등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맞춤으로 제안을 드려야 이게 제대로 반영이 된다. 그리고 제품을 도입해 최상의 조건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를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대학교라든가 또 쇼핑몰 또 공항 고속도로 휴게소 등을 다녀본 결과로는 반응들이 상당히 좋다”며 “앞으로의 비전이 많이 보였다”고 덧붙였다.

 

◆업계 터줏대감 역할…ESG 경영도 철저

 

범일산업은 1980년 설립해 전기압력밥솥, 전기후라이펜, 의료기기 등에 사용되는 부품인 열판(Heating Plate)과 IH렌지(Induction Heating Range), IH밥솥에 사용되는 IH Work Coil 부품을 생산하는 전문기업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대부분의 인덕션이나 전기밥솥에는 범일산업 제품이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기술력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대기업 제품들은 여러 가지 부품이 모여서 완제품이 되며 부품마다 보증 연한이 있는데 대부분 1년이다. 하지만 범일산업이 만든 부품은 무려 10년 무상 보증이다. 전기레인지 분야에서 무한 신뢰를 받고 있는데 실제로 LG전자는 자사에 적용되는 범일산업의 코일이 국내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가지고 있다고 홍보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관련 일본기업과도 30년 동안 꾸준히 거래를 해오고 있다.

 

제조 역시 직접 만들기 때문에 메이드 인 코리아를 고수한다. 이날 역시 공장에는 관계자들이 밀려드는 주문 납기를 맞추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신 대표는 ESG 경영 및 사회 환원 역시 몸소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천IP경영인협의회 제5대 신임 회장에 선출됐다. 인천지식재산경영인협의회는 지식재산(특허, 디자인, 상표)을 기반으로 경영하는 중소기업 대표자 211명으로 구성된 인천시 비영리 민간단체다. 최근에는 인천대 산학협력단과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지식재산 역량 강화 및 기술 공동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센터와 함께 섬 인근의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봉사활동도 실시했다. 그는 “특허나 R&D(연구개발)를 통한 제품화에서 가장 바탕이 되는 것이 지식 재산”이라며 “서로 협력하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기업 발전을 도모하고 지역 경제나 국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협회”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신 대표는 “기업이 성장을 하다 보면 사회에 환원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사회에 조금 더 환원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그런 계기를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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