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대출 막차’ 잡자…한도 늘리고, 금리 낮추고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시 3~5% 대출 줄어
-하나銀 비대면 한도 10억…농협 공무원마통 한도↑

시내에 설치된 은행 ATM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 시행을 앞두고 주요 은행들이 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한도를 늘리고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고객 잡기에 나섰다. 규제 시행 전 대출을 받기 위해 고객들이 대거 몰리면서 가계대출 규모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의 한도를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높였다. 다른 비대면 주담대 하나원큐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5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2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한도를 축소했지만 3개월 만에 다시 높이는 조치를 시행했다.

서울시내 시중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현수막이 걸려있다. 뉴시스

 농협은행도 지난 27일 공무원 전용 마이너스통장인 NH공무원대출 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했다. NH공무원대출은 3개월 이상 근무한 공무원이 가입할 수 있는 비대면 신용대출상품이다. NH공무원대출은 한도를 확대하면서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상품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두 상품의 최대 한도 역시 3억원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금리 인하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5년 주기형 주담대에 적용되는 가산금리를 0.08%포인트 낮췄다. 신한은행은 이달 중순부터 비대면 주담대와 전세대출에 우대금리 0.1%포인트를 적용했다. 

 

 은행들이 대출 영업 강화에 나선 것은 3단계 스트레스 DSR을 앞두고 급증한 대출 수요를 자사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면 지방을 제외한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가계대출에 적용되는 스트레스 금리는 1.50%다. 금융당국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금리 유형에 따라 은행권에서 받을 수 있는 수도권 주담대 대출한도는 1000만∼3000만원(3∼5%) 수준 축소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시기가 다가오면서 다음 달에도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계대출 규모 증가세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이달에만 가계대출이 4조원 이상 늘어났다.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7조242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말(743조848억원) 대비 4조1575억원 증가한 수준으로,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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