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명실상부한 대세로 자리 잡았다. 친환경차가 경기 불황과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라는 악재를 극복하고 대중화를 가속하고 있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의 ‘6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전체 친환경차(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차) 수출은 22억 달러(약 3조470억원)로 전년 동월보다 18.7% 늘었고, 수출 대수도 7만6000대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4월(7만4000대), 5월(7만5000대)에 이어 3개월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운 수치다.
또 올 상반기(1∼6월) 자동차 전체 수출은 363억6600만 달러(약 50조3705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 줄었으나 친환경차 수출액은 123억3800만 달러(약 17조893억원)로 오히려 1.2% 늘었다.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에선 관세 부과 등으로 주춤했으나 유럽 지역으로의 전기차 수출이 늘면서 친환경차 수출도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유럽 시장 수출액은 7억6500만 달러(약 1조596억원)로 지난해(5억7700만 달러)에 견줘 32.6% 늘었고, 전기차(수소차 포함) 수출액은 전년보다 11.2% 증가한 7억8000만 달러(약 1조803억원)를 기록해 지난해 1월 이후 1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친환경차는 내수 시장에서도 신바람을 내고 있다. 산업부 ‘5월 자동차산업 동향’을 보면, 5월 국내 친환경차 판매량은 7만3511대로 전체 신차(14만1865대) 판매량의 52%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내연기관차 판매량을 넘어섰다.
6월 친환경차 내수 판매량도 전년 동월 대비 36.1% 증가한 7만2660대를 기록했다. 친환경차 내수 판매량은 지난 2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했다. 올 상반기 친환경차 내수 판매량은 38만4335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9.2% 늘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친환경차의 약진이 돋보인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중고차 데이터에 따르면 올 6월 휘발유 중고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1.6%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판매량은 각각 37%와 59.5%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캐즘으로 고전하던 전기차 판매량이 반등하면서 친환경차가 선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1~6월) 전기차 신차 판매량은 9만3569대로 전년 동기(6만5557대) 대비 4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고 전기차 판매량도 2만2496대로 전년(1만5301대)보다 47% 늘었다.
친환경차 대중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배경으로는 다양한 브랜드와 차급에서 친환경차 선택지가 확대되면서 소비자 접근성이 높아진 점이 꼽힌다. 또 정부 보조금과 충전 인프라 확대가 전기차 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주요 지자체들이 보조금을 올렸고, 완속·급속 충전기도 예전보다 확연히 늘어났다. 소비자들이 점차 전기차의 유지비·충전비 절감 효과와 함께 실제 주행 성능, 내구성에 대한 신뢰를 갖기 시작하면서 구매량이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신차를 내놓고 있고, 전기차 대중화의 걸림돌로 여겨졌던 캐즘도 끝날 기미가 보인다. 하반기에도 친환경차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