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분기 한국 경제가 소비 회복과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1분기보다 0.6% 성장했다. 이로써 4분기 연속 이어진 0.1% 이하 성장률 국면에서 벗어났다. 한국은행이 예상한 0.5%보다 반등 폭이 0.1%포인트 높았지만 건설·설비투자는 2분기 연속 뒷걸음질했다.
한국은행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0.6%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깜짝 성장(1.2%)을 나타낸 이후 곧바로 2분기 -0.2%로 떨어졌고, 이후 3분기(0.1%)와 4분기(0.1%) 정체됐다가 올해 1분기(-0.2%) 다시 후퇴했다.
부문별로 민간 소비가 승용차·오락문화 등을 중심으로 0.5% 확대됐다. 정부 소비도 건강보험 급여비 위주로 1.2%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석유화학제품 등의 호조로 4.2% 증가했다. 수입도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류를 중심으로 3.8% 늘었지만, 증가율이 수출에 미치지 못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민간소비 개선세는 전망치와 유사했다. 4월보다 5월, 5월보다 6월이 좋았다”며 “오락문화는 공연, 티켓 판매가 큰 폭 늘어난 영향을 받았고 음식점 수요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건설투자는 건물·토목 건설 부진으로 1.5%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와 선박 등 운송 장비 위주로 1.5% 줄어들었다.
2분기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수출-수입)과 내수가 각 0.3%포인트로 나타났다. 순수출과 내수가 0.3%포인트씩 성장률을 높였다는 의미다. 특히 내수의 기여도가 1분기(-0.5%포인트)와 비교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내수를 다시 나누면 민간 소비와 정부 소비의 기여도가 각 0.2%포인트로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건설투자(-0.2%포인트)와 설비투자(-0.1%포인트)는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이 국장은 “건설투자 부진이 이어졌으나 반도체 호조를 앞세운 수출 성적이 예상보다 양호했고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심리가 살아나면서 민간소비가 회복, 2분기 0.6% 성장을 기록했다”며 “향후 성장 경로에서 미국 관세 등으로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지만 2분기에는 민간 부문이 수출과 소비를 중심으로 성장에 기여가 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제조업이 컴퓨터·전자·광학기기 위주로 2.7% 성장했고, 서비스업도 도소매·숙박음식업·부동산업 등의 회복으로 0.6% 늘었다. 1분기 각 -0.6%, -0.2% 역성장을 나타낸 이후 상승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건설업은 건물·토목건설이 모두 감소해 4.4% 급감했다. 전기·가스·수도업도 전기업을 중심으로 3.2% 역성장했다. 농림어업도 어업 부진 등에 1.4% 떨어졌다.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1.3%로, 실질 GDP 성장률(0.6%)을 넘어섰다. 실질 국내총소득은 실질 국내총생산에 교역 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 손익을 고려한 것으로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 생산물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과 소비가 좋았지만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부진했다”면서 “1분기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했고, 2분기 트럼프 관세 영향은 우리 기업의 대응 등으로 제한적이었다”고 진단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