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株 이대로 무너지나?…“주주환원 강화·이익 증가세 지속 전망”

지난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해 주목받았던 금융지주의 주가가 지난 28일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둘러싸고 여권 내에서 ‘초부자 감세’란 비판이 이어지면서 대표 고배당주인 금융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권을 향해 ‘이자 놀이’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점도 영향을 미쳤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 KB금융은 전장 대비 6.99% 내린 11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한지주(-5.62%), 하나금융지주(-8.86%), JB금융지주(-5.05%) 등 다른 은행주도 일제히 내렸다. 이 밖에 키움증권(-4.97%), 신영증권(-8.23%), 미래에셋증권 (-4.08%) 등 증권주도 줄줄이 하락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상장사 주식 투자자들의 배당소득을 근로·이자소득과 분리해 낮은 세율의 세금을 따로 부과하는 것으로 금액이 커질수록 세액이 커지는 누진세율(6~45%) 적용을 받지 않아 세 부담이 줄어든다. 최근 여권 일각에서 이를 두고 ‘초부자 감세’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정부는 저율 과세 요건을 당초 배당 성향 35% 이상에서 4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개편안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점도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주 내 세제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놀이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고 말하면서 금융당국은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28일 금융 전 업권 협회장을 긴급 소집해 간담회를가졌다. 이날 금융권은 민·관 합동의 100조원 규모 펀드 조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지만, 금융주의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대통령의 ‘이자놀이’ 비판 이후 금융권 압박에 대한 경계심리가 확산했다”며 또한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시장 기대 대비 정책이 후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는 정책 변동성보다는 실적·배당 확대 등 기초체력(펀더멘탈)이 더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박준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 실적 시즌이 종료됨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조정 가능성이 부각될 수 있으나, 여전히 방향성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내년 주당순자산가치(BPS)가 반영될 경우 매력도가 제고될 수 있고 주주환원 강화와 더불어 대손 사이클의 개선 등에 따른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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