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사과 후 사고 재발…포스코이앤씨 정희민 사장 사의 “책임 통감”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달 29일 인천 연수구 포스코이앤씨 인천 송도사옥에서 지난 28일 경남 함양~창녕 고속도로 현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와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5일 반복된 중대재해 사고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포스코이앤씨의 안전관리 부실을 질타한 지 일주일 만에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한 만큼 고강도 대책 마련이 예고된 상태다.

 

정 사장은 이날 최근 인명사고 재발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포스코이앤씨를 책임지는 사장으로서 사고가 반복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사고를 단순한 안전 관리 실패가 아닌,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근본적 쇄신을 요구하는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회사의 존립 가치가 안전에 있다는 점을 다시 새기고, 체질적 혁신을 위한 결단의 출발점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전 임직원과 협력업체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현장 중심의 자율적 안전 문화 정착, 안전을 기업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는 안전 체계의 획기적 전환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길 바라겠다”고 언급했다.

 

전날 오후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 공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의 30대 남성 근로자가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해 의식불명에 빠졌다.

 

특히 잇따른 산업 재해 사망 사고에 정 사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전체 건설 현장에 대한 무기한 작업 중지를 선언한 지 엿새 만에 사고가 재발한 것이어서 안전불감증 논란이 재차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60대 노동자가 천공기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를 포함해 올해 들어 포스코이앤씨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산재 사망 사고는 4건에 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튿날 국무회의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아니냐”며 포스코이앤씨를 강하게 질타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전국 포스코이앤씨 건설 현장에 대해 일벌백계의 관점에 엄중한 책임을 물을 계획임을 밝혔고, 경찰은 원인 규명을 위한 현장 감식에 착수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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