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성 부족 등 관리 부실 논란을 일으킨 통영 ‘고양이학교’가 달라질 수 있을까. 통영시가 논란이 된 요소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26일 통영시청 농업기술센터 담당자는 “최근 시 동물보호협회장, 수의사, 활동가 등 전문가들로부터 공공형 고양이보호분양센터의 개선점 등에 관한 의견을 듣는 자리를 가졌다”며 “공통적으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 사항들의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통영 한산면의 섬 용호도에 위치한 고양이보호분양센터는 학생 부족으로 폐교된 한산초등학교 용호분교를 리모델링한 곳이라 고양이학교라고도 불린다. 2023년 문을 연 뒤 인근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구조된 고양이를 돌보면서 입양을 지원한다.
하지만 최근 고양이에 대한 기본 지식 부족 등으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달 초 직접 방문한 고양이학교는 50마리 가까운 고양이들이 사실상 한 공간에 모여 있었고 화장실과 식기, 물그릇의 수도 매우 부족했다. 실내 공간과 현관 사이 중문도 제 역할을 못해 고양이가 건물 밖으로 뛰쳐나가는 일도 있었다.
이처럼 고양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공간과 환경에서 새끼 고양이나 힘이 약한 고양이가 영양 부족으로 죽는 일이 벌어졌다는 말도 돌았다.
통영시 담당자는 “운영상의 부족함이 있었다. 그런 부분을 분명히 인지했으며 시급한 부분부터 순차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영시에 따르면 당장 개선에 돌입한 것은 중문 설치로, 이달 중으로 완료가 될 계획이다. 식기, 화장실 등 보호 고양이의 수에 비해 부족하다고 지적받은 용품도 늘렸고, 앞으로도 상황에 따라 추가할 예정이다. 반려묘 급수기도 5기를 설치했으며 5기를 더 들일 계획이다. 용품 일부는 최근 용호도 고양이섬 축제 수익금으로 마련했다. 고양이들의 식사도 연령별 맞춤 사료를 사용하고 특식 개념으로 습식사료도 정기적으로 급여키로 했다.
아울러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시급한 개선 사항으로 지적받은 고양이들의 공간 분리에 곧 착수한다. 통영시 담당자는 “내부 공간을 창문과 문, 유리 등으로 분리해 새끼 고양이들의 합사 이전 적응 공간, 성향과 건강 등 문제로 집중 관리가 필요한 고양이를 위한 공간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2층은 전문 치료가 필요한 고양이들이 병원 이동 전 지내는 격리실이 된다”고 설명했다.
세심하고 전문성 있는 관리도 약속했다. 통영시 담당자는 “밥을 먹지 않고 물을 마시지 않는 고양이가 없는지 매일 체크를 하기로 했다. 특이사항이 있으면 담당 시 수의사가 월2회 정기 방문 외에도 수시로 방문할 계획”이라며 “시 담당자도 매주 센터를 방문할 것이며 근로자 교육에도 신경을 쓰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담당자는 “다음달 중으로 센터의 개선 사항을 시 차원에서 알릴 계획”이라며 “계속해서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고, 체계를 잡아가면서 점차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