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별이 신라의 천년고도 경주로 향한다.
다음 달 31일부터 이틀간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부대행사 APEC CEO 서밋에 글로벌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글로벌 인공지능(AI) 혁신 기업과 빅테크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일 전망이다. CEO 서밋은 같은달 28일부터 나흘간 개최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우리 정부와 재계는 이번 행사를 앞두고 주요 CEO들의 참석을 성사시키기 위해 막바지 조율을 진행 중이다. 특히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인물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황 CEO에게 참석을 요청했으며, 황 CEO는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황 CEO가 행사 참석을 전제로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황 CEO는 10월 31일 AI 관련 단독 세션을 직접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그의 방한이 확정되면 주요국 정상들과의 만남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생산 라인 방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AI 칩 시장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 AI 데이터센터용 칩을 중심으로 글로벌 빅테크 및 각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황 CEO의 움직임은 엔비디아 경영을 넘어 글로벌 기술·경제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는 올해 중국, 일본, 대만 등을 방문했지만 한국을 찾은 적은 없어 이번 방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참석 여부도 주목된다. 오픈AI는 최근 오픈AI 코리아를 출범시키며 한국을 AI 혁신의 핵심 파트너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와 AI 생태계 연동을 준비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는 반도체 및 하드웨어 협력도 논의 중이다. 또한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소버린 AI 정책에도 파트너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이 외에도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등의 참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APEC 의장국인 중국에서는 에디 우 알리바바 CEO, 추 쇼우즈 틱톡 CEO 등도 방한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CEO들의 참석 여부는 내달 중순 확정될 전망이다. 현재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세계적인 경영자들의 참석을 성사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APEC CEO 서밋에는 전 세계 1700여 명의 기업 리더와 임직원이 참가할 예정이며 현재까지 900여 명이 참석을 확정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글로벌 빅테크 리더들과 국내 기업들이 교류하고 협력을 확대할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