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와의 접견을 시작으로 동포간담회 참석, 미 상∙하원 의원 접견 등 빠듯한 첫날 일정을 소화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방미 첫 일정으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 알려진 블랙록의 CEO인 래리 핑크 세계경제포럼 의장을 접견했다. 양측은 인공지능(AI) 관련 대규모 투자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아시아 지역의 AI 수도가 될 수 있도록 글로벌 자본과 연계해 적극적인 협력을 하겠다”는 핑크 회장의 뜻을 적극 환영하며 그를 한국에 초대하기도 했다.
이번 접견을 계기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블랙록은 AI 산업의 글로벌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국내 AI 및 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인프라 협력을 논의하고, 한국 내에서 급격히 늘어나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통합적 접근법을 함께 모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재생에너지 기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 센터를 한국에 두는 방안을 협의하자는 내용도 담겼다.
이날 접견에는 아데바요 오군레시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IP) 회장,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 이번 순방에 동행한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함께했다.
핑크 회장 접견 후 이 대통령은 뉴욕의 한 행사장에서 열린 동포 300여명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재외국민 투표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상으로 돌아와 다시 도약할 때가 됐다”며 “대한민국 영토 내가 아니라 전 세계에 발 딛고 사는 재외국민이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그런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력이 이렇게 신장했는데, 재외국민을 포함해 전 세계 어디에 있든 대한민국 주인으로서 권력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투표제도 개선도 확실히 해내겠다”고 밝혔다. 동포들은 이 대통령의 발언 중간중간에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 상원 외교위 및 하원 외무위 소속 의원 4명을 접견하고 한미동맹 강화 및 경제협력, 한반도 문제 등도 논의했다. 접견에는 공화당 소속 영 김 하원 외무위 동아태소위원장, 민주당 소속 진 섀힌 상원 외교위 간사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의원들에게 “최근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 전문인력 구금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미 의원들은 비자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양국 정부의 비자 개선 노력이 한국인 전문 인력만을 대상으로 별도의 비자(E-4) 쿼터를 신설하는 ‘한국 동반자법’의 의회 통과에 힘이 될 것이란 기대를 보였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외환시장에 불안정이 야기될 우려가 있지만 결국 양측이 ‘상업적 합리성’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요청한 무제한 한미 통화스와프가 관철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부각한 것으로 해석됐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