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UN) 총회 기조연설을 마친 뒤 우즈베키스탄과 체코 정상과 연이어 회담을 진행했다. 또한 이틀간 뉴욕에 머물며 UN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주재하고 한국경제설명회 투자 서밋을 열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먼저 UN본부 의장실에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을 만나 양국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지난 7월 24일 전화 통화를 통해 교통 및 인프라 분야에서의 실질적이고 상호 호혜적인 협력 확대에 뜻을 모은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지난번 통화에 이어 이번에 직접 만나 뵙게 돼 반갑다”고 인사를 건넸고,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전화로 연락해 준 점에 감사드린다”며 화답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교통 인프라 구축, 물류 네트워크 확대, 에너지 분야 협력 등 다양한 실질 협력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 대통령은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만나 양국 간 관광 및 교류 활성화 방안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한번 꼭 뵙고 싶었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체코의 프라하는 아주 유명한 관광지인데 알고 계신가”라고 물었다. 이에 파벨 대통령은 “잘 알고 있다. 제가 출근하는 길에도 한국인 관광객을 자주 마주친다”며 양국 간 활발한 인적 교류를 실감한다고 답했다.
특히 이날 파벨 대통령은 지난 6월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최종 계약을 수주한 것을 상기하며 “이는 체코 측이 한국 기업의 우수한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에 기반했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도 그간 체코 측이 한국 기업의 투자 활동을 적극 지원해줬다고 평가하면서 “양국 간 협력이 원전을 넘어 반도체, 전기차, 방위산업 등으로 확대돼 호혜적으로 발전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천㎿(메가와트)급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를 공급하는 것으로 총 사업비는 약 4천70억 코루나(약 26조원)규모다. 다만 계약 체결 이후인 지난달 한수원과 한국전력이 체코에 원전을 수출하기 위해 미국 웨스팅하우스 사의 불공정한 요구를 수용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날 양 정상은 웨스팅하우스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내에서 발생한 논란이 두코바니 원전 사업 자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25일 ‘인공지능과 평화·안보’를 주제로 대한민국 대통령 최초로 UN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주재한다. 이 대통령은 안보리 토의에 앞서 이탈리아·프랑스·폴란드 정상과 잇달아 회담을 열어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마지막날인 26일에는 뉴욕 맨해튼에서 월가의 금융계 인사들과 만나 ‘한국경제설명회 투자 서밋’을 열고 한국에 대한 투자를 요청할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계획은 따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는 10월 경주 APEC 행사를 통해 한·미, 한·중 정상회담이 열린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