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역체계가 신체에 해를 끼치는 것을 막는 ‘말초 면역 관용’ 연구자들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는 6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결정문을 통해 매리 브런코(64·미국), 프레드 람스델(65·미국), 사카구치 시몬(74·일본) 3인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브런코는 미국 시스템생물학연구소 수석매니저, 람스델은 미국 소노마바이토테라퓨틱스 과학고문, 사카구치는 오사카대 면역학프런티어연구센터 석좌교수다. 이들은 상금 1100만 크로나(16억5000여만원)를 3등분한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이들은 면역체계가 외부 바이러스가 아닌 자신의 신체 조직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는 이른바 ‘조절 T 세포’를 발견해 면역 연구에 기여한 점을 인정 받았다.
사카구치는 1995년 말초 단계에도 자가면역질환을 방지하는 세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해 면역체계가 인체의 흉부에서만 통제된다는 종래의 ‘중심 관용(central tolerance)’ 이론에 반론을 제기했다.
이후 브런코와 람스델은 2001년 특정 생쥐 품종이 자가면역질환에 취약한 이유를 연구하다가 ‘Foxp3’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 유전자의 인간형 변이가 주요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를 접한 사카구치는 Foxp3 유전자가 자신이 1995년 발견한 자가면역질환 방지 세포의 발달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입증해냈다.
이 같은 과정 속에서 정체가 밝혀진 세포가 바로 면역체계가 신체 조직을 공격하지 못하게 통제하는 ‘조절 T 세포’라고 노벨위원회는 설명했다.
올레 캄페 노벨위 위원장은 “이들의 발견은 면역체계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왜 우리 모두가 심각한 자가면역질환을 앓지 않는 것인지에 대한 이해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생리의학상으로 2025년 시상을 시작한 노벨위는 7일 물리학상, 8일 화학상, 9일 문학상, 10일 평화상, 13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김민지 기자 minj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