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건희 특검 조사 후 숨진 양평군 공무원 부검한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은 뒤 숨진 채 발견된 경기 양평군청 공무원에 대해 경찰이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시신 부검에 나선다.

 

양평군청 소속 50대 사무관급(5급) 공무원 A씨는 앞선 10일 특검팀에 출석해 조사받은 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동료 공무원들이 출근하지 않고 연락이 닿지 않자 집을 찾아가 발견했으며, 현장에서는 타살 정황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양평경찰서는 A씨의 시신 부검을 위해 압수수색(검증) 영장을 발부받았으며, 오는 13일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지난 6월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중기 특검팀은 김 여사 모친 최은순 씨의 가족회사 ‘ESI&D’가 양평 공흥지구 아파트 개발사업(2011~2016년)에서 개발부담금을 내지 않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 2일 A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A씨는 당시 양평군청에서 개발부담금 업무를 담당했던 인물로, 이날 처음으로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남긴 유서에는 특검 조사 과정에서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된 조사를 받았다는 내용과 함께 “괴롭다”는 심경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A씨 사망 직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씨가 생전에 남긴 별도의 메모를 공개했다. 해당 메모에는 특검의 강압 수사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내용과 함께, 특검이 “당시 양평군수였던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의 지시에 따른 것처럼 진술하라”고 회유했다는 취지의 문장이 담겨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입장문을 통해 “조사는 강압적이거나 회유가 있었던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A씨는 지난 2일 오전 10시 10분부터 조사받아 다음날 0시 52분께 귀가했으며, 점심·저녁 식사와 3회의 휴식시간을 충분히 보장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까지의 정황으로 미뤄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0.1%의 의문도 남기지 않기 위해 부검을 결정했다”며 “유서 내용 등 구체적인 수사 사항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 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