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외곽으로 번진 대출 과열… 경기도 주담대 5년 새 최대 폭 증가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시스

 

4대 시중은행의 서울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여전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집중된 가운데 대출 증가세는 서울보다 경기지역이 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전국 주담대 잔액은 484조원이다. 서울이 126조원(26%), 이 중 강남 3구가 31조5000억원으로 서울의 25%에 달해 여전히 서울 대출이 강남권에 쏠려 있었다.  

 

시도별로는 서울보다 경기지역의 주담대 잔액이 더 많았다.  

 

경기지역의 주담대는 175조원으로 서울보다 40% 이상 많았다. 서울(126조원) 다음으로 많은 곳은 인천으로 40조원이었다. 2020년 9월에 주담대 수도권 비중은 73%였으나 현재는 70%로 소폭 낮아졌다. 다만 총량 자체는 늘어나면서 여전히 수도권에 주담대가 집중된 구조를 보였다. 

 

2020년 9월부터 올 6월까지 5년간 주담대 잔액 증가율을 보면 서울은 17% 늘어나는데 그친 반면, 인천은 33%, 경기는 21% 늘었다. 전국 평균 증가율은 27.4%였다.

4대 은행 시도별 주택담보대출 잔액 현황. 차규근 의원실 제공

서울의 절대적인 금액은 많지만, 증가율로 보면 인천과 경기가 더 높은 셈인데 서울의 경우 부동산 대출 규제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의 영향이, 경기와 인천은 수도권 외곽으로 주택 매수 수요가 확산되고 GTX 등 교통망 확충, 신도시 개발 등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주택시장 과열의 무게중심이 서울에서 수도권 외곽으로 이동 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연령별는 2030세대가 최대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담대 핵심 차주로 부상했다.

 

2020년 9월 말 2030세대의 주담대 잔액은 117조원에서 올해 6월에는 160조원으로 43조원(36.8%) 증가했다. 같은 기간 40대는 114조원에서 141조원으로 23.7%, 50대는 89조원에서 104조원으로 16.9% 늘었다. 연령으로만 보면 서울 쏠림은 완화됐지만 부채는 수도권과 청년층으로 옮겨갔다.

 

차 의원은 “강남 3구의 주택담보대출이 31조5000억원으로 서울 전체 지역의 25%를 차지하고 있다”며 “강남 쏠림 현상은 서울 집값 상승세와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주택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집값을 안정화하기 위한 강력한 대출규제와 공급대책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2주택자의 주담대 잔액이 전체 주담대의 30%를 차지해 보다 강력한 대출규제를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차 의원이 통계청과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건 이상 다주택자의 주담대 잔액은 2021년 말 336조6000억원, 2022년 말 324조2000억원으로 약 12조4000억원 줄었지만 2023년(332조원)과 지난해 말(337조1000억원) 다시 증가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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