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세호 SPC 대표가 경기 시흥시 시화공장 사망사고를 ‘인재(人災)’로 규정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 강화 의지를 밝혔다.
도 대표는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 사고는 인재 아니냐”고 묻자 “공감한다. 저희도 사고는 인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선 5월 19일 SPC삼립 시화공장에서는 50대 여성 근로자가 기계 윤활유를 뿌리던 중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공장 내 안전관리자가 대리·사원급으로 경험이 부족하고 인원도 적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도 대표는 “최근 사망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관리자 수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SPC삼립의 경우 연말까지 경력직 안전관리자를 30명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소희 의원은 근로자들의 작업복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폴리에스테르 소재 작업복은 기계에 끼면 잘 찢어지지 않는다”며 “해외에는 끼임 사고 시 쉽게 찢어지는 소재가 있다. 단가가 높더라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도 대표는 “필요한 부서에는 재질을 교체해 지급하겠다”고 답했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근무제 개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경영진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며 “허영인 회장을 비롯한 경영자들의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대표는 “허영인 회장 역시 근로자의 희생에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다시는 같은 일이 없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7월 현장을 방문한 뒤 SPC가 얼마나 달라졌다고 보느냐”고 질의했다. 도 대표는 “절박한 심정으로 개선 중”이라며 “2022년 사고 이후 1000억원을 투입해 안전 관련 투자를 진행했고, 추가로 624억원을 들여 노후 설비를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 의원은 “SPC의 투자는 생산 효율성 중심이지 안전 중심이 아니다”며 “대통령 방문 이후에도 실질적인 근무환경 변화가 없다”고 비판했다. 도 대표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역량을 집중해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재차 약속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SPC 시화공장을 방문해 야간근로 실태를 지적한 바 있다. 이후 SPC는 생산직의 야간 근로를 제한하는 새로운 근무제를 도입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