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인접 베트남 국경서 한국 여성 숨진채 발견... 일부 지역에 여행금지 발령

정부합동대응팀 단장인 김진아 외교부 2차관과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등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납치·감금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캄보디아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캄보디아 인접 지역에서 또다시 한국인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정부는 일부 지역에 대해 여행금지 조치를 내리고 현지에 합동대응팀을 급파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혜화경찰서는 베트남 국경 도시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한국인 여성 A씨 사건에 대해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A씨는 지난 7일 캄보디아와 인접한 베트남의 한 국경 도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외교부 협력관이 사망 사실을 확인했으며,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경찰은 A씨가 캄보디아를 방문했다가 귀국 도중 사망했을 가능성과 인근 보이스피싱 조직과의 연관성을 함께 수사 중이다. A씨 시신은 부검을 마친 뒤 유족에게 인도됐다.

 

이같은 사건이 잇따르자 정부는 이날 오후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한 정부합동대응팀을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급파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구성된 합동대응팀은 외교부·경찰청·법무부 등 관계부처 인사들로 꾸려졌다. 현지에서는 지난 8월 발생한 한국인 대학생 고문 사망사건의 조속한 부검 및 시신 운구, 구금된 한국인 60여 명의 송환 문제, 실종자 소재 파악 등을 중점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합동대응팀은 캄보디아 외교부·내무부·온라인 스캠 대응위원회 등과 고위급 면담을 통해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들의 신속한 송환과 안전 확보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 차관은 출국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이번 사안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문제인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며 “캄보디아 당국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들의 안전한 송환을 협의하고, 부검이 진행 중인 한국 대학생의 시신을 신속히 인도받을 수 있도록 절차를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경찰과 공조 강화를 위해 추가 인력을 파견해 실질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교부는 같은 날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 대해 여행금지(여행경보 4단계)를 발령했다. 최근 취업사기·감금 피해가 급증한 ▲캄폿주 보코산 지역 ▲바벳시 ▲포이펫시 등이 포함됐다. 시하누크빌주는 출국권고(3단계) 지역으로 상향됐다.

 

외교부는 “여행금지 지역 방문 시 여권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며 “해당 지역으로의 여행 계획은 즉시 취소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현지 치안 상황을 고려해 추가 조정 가능성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3명 중 4명을 전날 송환했으며, 나머지 인원들도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 귀국시키는 것을 목표로 항공편을 준비 중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캄보디아 내 감금 신고가 약 550건에 달한다”며 “대다수는 처리됐지만 여전히 70여 건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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