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3500억불 대미투자’ 막바지협상…돌파구 찾을까

-김정관-러트닉 회담…최종 타결 주목
-“건설적 협상 시기”…'마스가' 논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현지 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미 관세 및 무역협상 후속 논의에 속도가 붙은 가운데 한국 정부 장관급 고위 관계자들이 17일 미국을 방문해 막판 협상전을 벌이고 있다.

 

양국이 한국의 3500억 달러 규모 대미(對美) 투자 패키지의 구성 방안을 놓고 이견을 드러내면서 두 달 넘게 이어온 협상 교착 상태가 해소될지 이목이 쏠린다.

 

특히 이번 협상으로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 무역협정이 최종 타결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오후 워싱턴DC의 상무부 청사를 찾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동석했다.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은 양국 무역협상의 대표격이다. 김 장관은 지난 4일 뉴욕을 찾아 러트닉 장관을 만난 지 2주도 안 돼 다시 마주하게 됐다.

 

이날 김 장관과 함께 미국에 온 김용범 실장은 “지금까지와 비교해 볼 때 양국이 가장 진지하고 건설적 분위기에서 협상하고 있는 시기”라며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상이 잘 마무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과 김 실장은 이날 입국 직후 첫 일정으로 백악관 업무 시설인 아이젠하워 행정동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과 50여분간 면담을 가지고 양국 간 조선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 장관은 면담 후 대화 의제와 관련해 “마스가에 대해 여러가지 건설적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란 한미 조선 협력 사업을 뜻하는 용어다. 지난 7월 한국과 미국이 큰 틀에서의 무역 협상을 타결지을 때 우리 측이 미국에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이자 강성 지지층을 뜻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조선(Shipbuilding)이라는 단어를 조합해 만들었다.

 

 한국이 조선 사업 역량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이고 조선업이 하향 곡선을 그리는 미국이 중국과의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조선업 부흥을 꾀하는 상황에서 마스가는 양국의 협상 타결에 도움이 됐다는 평이다.

 

 한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미국에 도착해 협상을 지원하고 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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