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 가능한 유일한 암 자궁경부암 “정기검진 및 백신 접종이 정답”

자궁경부암은 초기에 무증상인 경우가 많다. 불편감이 느껴질 만큼의 증상이 있다면 이미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아,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다행히 자궁경부암의 발병 원인은 비교적 명확하여 예방이나 조기 진단이 가능한 질환이다.

 

임선민 신림 어울림산부인과 원장은 “자궁경부암의 원인 중 가장 흔히 알려진 것은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 감염이다. HPV는 주로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HPV에 감염된다고 해서 무조건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며, 대부분의 HPV 감염은 면역력이 정상이라면 자연적인 소실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경우, 바이러스가 체내에 오래 머무르게 되고 특히 16형, 18형 등 고위험군 HPV는 자궁경부 세포에 비정상적인 변화를 일으켜 전암성 병변을 거쳐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은 단순히 감염의 문제가 아니다.

 

감염 이후 얼마나 효과적으로 바이러스를 제거하고 세포 변화 과정을 조기에 발견해 대처하느냐가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진이다. 현재 국가암검진사업을 통해 20세 이상 여성은 2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세포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런 제도를 활용하면, 암이 되기 전 단계에서 세포의 이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치료를 통해 암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또한 HPV 백신 접종도 자궁경부암 예방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다. 백신은 감염 전 접종했을 때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청소년기에 접종할수록 예방 효과가 크다. 현재 사용되는 백신은 HPV의 여러 고위험 유형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으며, 접종 시기는 보통 만 9세부터 시작해 40대까지 권장된다.

 

이미 HPV에 감염된 경우라도 다른 유형에 대한 추가 예방 효과가 있으므로 접종은 여전히 의미가 있다. 성관계를 시작하기 전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성인 여성도 의료진과 상담 후 접종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정기 검진을 생략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백신은 특정 유형의 HPV 감염을 막아주는 것이지, 모든 자궁경부암을 완벽하게 예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임선민 원장에 따르면 HPV 감염 이후의 면역 관리가 중요하다. 그는 ”감염 사실을 알게 되었더라도 겁먹을 필요는 없다. 면역력이 잘 유지된다면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기 때문이다”라고 조언했다.

 

임선민 원장은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 여성암 중에서도 발생률이 높은 암이지만, HPV 감염이라는 뚜렷한 원인이 존재하고 전암 단계를 오래 거치기 때문에 조기 발견만 잘 이루어진다면 치료 성과가 우수하다” 며 “HPV 예방 백신을 접종하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 자궁경부암에 대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설령 감염되었더라도 꾸준히 세포 상태를 관찰하면 충분히 여성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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