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은 2022년 전체 암 발생자 중 11.8%를 차지하며,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한 암이다. 남성의 경우 50세부터 59세까지 대장암 발생률이 가장 높으며, 여성의 경우 75세 이후 대장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대장암은 어느 정도 진행되기 전까지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증상이 보이더라도 전신 증상과 암의 발생 위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치질이나 염증성 장 질환 등 다른 대장 질환 증상과 유사해 자각이 어렵다.
특징적인 증상은 설사, 변비 등의 배변 습관의 변화다. 잔변감을 호소하거나, 혈변을 보는 환자도 있다. 장 경련, 가스 또는 통증과 같은 지속적인 복부 불편감, 메스꺼움 또는 구토, 만성 피로감, 체중 감소 등도 대장암 증상이다.
최근에는 식생활의 서구화와 비만 인구 증가로 젊은층의 대장암 발생률도 증가하고 있다. 대장암은 대개 양성 용종에서 시작되는데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90%에 달하지만, 다른 장기로 전이된 후에는 생존율이 10% 수준으로 급감하는 만큼, 건강검진이 중요하다.
대장암의 진단에서 가장 정확한 검사법은 대장내시경이다. 대장내시경은 항문을 통해 내시경을 삽입해 대장 전체와 소장 말단부까지 확인하는 검사다. 검진 시 수면 내시경은 진정제를 투여하여 가수면 상태에서 검사를 진행하면 통증이나 불편감 없이 편안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국가암검진사업을 통해 분변잠혈 검사 시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 대장내시경 검사를 지원한다. 다만 분변잠혈 검사는 대장 내시경에 비해 정확도가 낮으므로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 비만 등 대장암 위험 요인이 있다면 검진 대상 연령이 아니더라도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장한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대장암뿐 아니라 용종, 염증성 장질환 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대장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전암성 병변인 선종성 용종을 발견하면 용종 절제술도 즉각 시행할 수 있어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성규 치항병원 원장은 “최근 외식을 즐기는 식습관의 영향으로 대장암 발병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대장암 검진 대상이 아니더라도 생활습관과 가족력, 위험 인자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사받을 것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이어 “대장내시경 검사 도중에 용종을 발견한다면 보다 정밀하게 즉시 절제하고, 드물지만 장천공과 같은 응급상황 발생 시 빠르게 조치할 수 있는 숙련도 높은 외과전문의에게 검사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