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겨울철 독감과 폐렴 예방접종 권장하는 이유

가을과 겨울은 호흡기 질환이 급증하는 계절이다. 기온이 내려가고 공기가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점막의 방어력이 약해지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타인에 의해 바이러스, 세균이 쉽게 전파된다. 무엇보다 동절기에는 인플루엔자(독감)와 폐렴의 발병률이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에 늦가을부터 미리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고열·기침·근육통 등 강한 전신 증상을 유발한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이나 기저질환자는 폐렴, 심근염, 뇌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만 해도 독감 환자가 외래환자 1,000명당 99.8명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유행을 기록했다. 이러한 수치는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올해부터는 독감 백신 구성에 변화가 생겼다. 2025∼2026 시즌에는 기존의 4가 백신 대신 3가 백신이 도입됐다. 이는 B형 야마가타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사라지면서 불필요한 항원을 제외한 조치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질병관리청은 이를 반영해 3가 백신 전환을 권고하고 있다. 예방 효과는 기존 4가 백신과 동일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국내 3가 백신의 중화항체 생성률은 90% 이상으로 충분한 면역력을 제공한다.

신원식 일산하이병원 원장(내과 전문의)은 "예방접종은 시기가 중요하다. 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최소 2주 이상이 걸리므로 독감이 본격 유행하기 전에 접종을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의료계에서는 11월 이전 접종을 권장하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임신부·65세 이상 고령층이 우선 대상으로 꼽힌다.

 

독감만큼이나 주의해야 할 질환이 바로 폐렴이다.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폐의 염증 질환으로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는 것이다. 기침이나 가래, 미열이 나타나도 대수롭지 않게 넘길 경우 패혈증, 폐농양 같은 중증 합병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때문에 폐렴구균 백신은 고령층과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필수적이다. 폐렴구균 감염은 65세 이상 고령층, 유소아, 만성질환자에서 특히 자주 발생하는데 백신 접종을 통해 중증 폐렴 및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신원식  원장은 "독감, 폐렴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한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밀폐된 공간을 피하고 외출 후 손을 깨끗이 씻으며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단, 꾸준한 운동을 통해 면역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결국 가을·겨울철의 예방접종은 호흡기 감염병의 계절적 유행에 대비하는 선제적 방어 전략인데 제때 맞은 예방접종이 겨울철 건강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패"라고 전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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