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방한 앞두고 “한국과 신속한 무역협상 원해”

트럼프 아시아 순방 관련 사전 브리핑
“김정은 만날 일정 없어…변동 있을 수도”
29일 방한…양자 프로그램 참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26일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논의하고 있다. 뉴시스

한미 무역 협상에서 한국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가능한 한 신속하게 최종 합의를 도출하길 바란다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 고위당국자가 밝혔다.

 

이 고위 당국자는 2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아시아 순방 관련 사전 대언론 전화 브리핑에서 방한 기간 한국과 무역 합의를 마무리하냐는 질문에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한국과 합의를 체결하기를 매우 열망한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이 우리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조건들을 수용할 의사가 있는 대로 가능한 한 빨리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현재 한미간 무역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금 집행을 중심으로 매듭짓지 못한 부분이 있음을 미국 측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한미 양국은 7월 도출한 무역합의에서 한국이 제시한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의 구성과 이행 방안 등을 두고 접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오는 29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무역 합의를 발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미 무역협상 한국 측 대표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4일 국정감사에서 한국이 매년 250억달러씩 8년간 총 2000억달러의 대미 투자(나머지 1500억 달러는 신용 보증 등으로 추진)를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느냐는 질의에 “그런 논의가 있다”고 확인했다.

 

다만 김 장관은 대미 현금 투자 규모 등과 관련해 “어느 정도가 적절한 수준인가 놓고 (한미) 양 파트가 굉장히 대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미 고위 당국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조선업을 재건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하고 싶어한다고 재확인한 점에 시선이 쏠린다.

 

고위 당국자는 전화 브리핑에서 “우리는 그들의 자본과 노하우, 미국 제조업과 방위산업, 조선업과 잠수함 건조의 재건을 돕기 위한 그들의 일반적인 협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순방 기간 일련의 경제 합의에 서명할 것이라면서 “이런 합의는 세계 경제 질서를 더욱 재편하고 미국에서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고 산업 부흥을 진전시킬 투자를 더 많이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합의뿐만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산업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핵심광물 관련 합의도 이번 아시아 순방 중에 체결할 예정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아시아 순방 기간 비무장지대(DMZ)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이 물론 미래에 김정은을 만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이번 순방 일정에는 없다”고 답했다. 다만 “물론 변동이 생길 수는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 회담을 부산에서 “주최(host)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대통령은 (시 주석과) 무역을 논의하는 데 가장 관심이 있다”며 “그는 미국과 중국 간의 경제 관계에 대화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 등을 논의할 가능성에 대해선 “미국 측에서는 다른 의제를 논의할 의사가 없다”며 무역,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가 주요 의제라고 재차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 첫 방문지는 말레이시아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회담하고 미국-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 실무 만찬을 한다. 이후 말레이시아에서 태국과 캄보디아 간 평화협정 서명식을 주재한다.

 

오는 27일에는 일본으로 이동해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 나루히토 일왕 등을 만난다. 또한 일본 방문 기간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하고, 미군 부대를 방문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한국으로 이동하며, 방한 기간 재계 리더들을 상대로 연설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양자 프로그램(bilateral program)에 참여하며 이후 주요 역내 정상들과 함께 하는 만찬에 참석한다고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소개했다. 당국자가 언급한 양자 프로그램은 일단 한미 정상의 양자 회담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