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PEC 경주] 21개국 정상 경주로 집결… 세계 통상 질서 새 판 짠다


31일서 내달 1일까지 정상회의
‘연결·혁신·번영’ 중점 과제로
정부, 한국형 산업 비전 등 제시
CEO 서밋선 신기술 협력 논의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 시작 첫날인 27일 APEC 정상회의가 열릴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관계자들이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주 전 세계의 시선이 경주로 향한다.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는 2005년 부산 이후 20년 만에 APEC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는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이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이번 회의가 한국 산업 지형을 바꾸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올해 APEC의 공식 슬로건은 ‘지속가능한 내일을 향해: 연결(Connect)·혁신(Innovate)·번영(Prosper)’이다. 한국 정부는 이를 토대로 ▲지역 연결성 강화 ▲디지털 전환 및 혁신 협력 ▲포용적 번영을 핵심 의제로 설정했다.

 

최근 미국의 관세 인상 정책과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CBAM) 시행 등 글로벌 관세·규범 변화로 통상 환경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태평양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무역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APEC은 1989년 호주 캔버라에서 출범했다. 당시 밥 호크 호주 총리가 한국을 방문했다가 아이디어를 떠올려 제안하면서 이 해 11월 한국∙미국∙일본∙호주∙뉴질랜드∙캐나다∙인도네시아∙필리핀∙브루나이∙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이 모인 각료 협의체로 출발했다. 아·태 지역의 자유무역과 경제협력을 목표로 하는 최대 다자 경제포럼이다.

 

현재는 한국·미국·일본·중국 등 21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다. 1993년부터 정상회의가 정례화, 1994년 ‘보고르 선언(Bogor Goals)’을 통해 선진국은 2010년까지, 개도국은 2020년까지 무역·투자 자유화를 실현한다는 공동 목표를 세우며 역내 통상 협력의 틀을 확립했다.

 

현재의 APEC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60%, 무역량의 절반, 인구의 37%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으로 평가된다. 더구나 주요 경제국이 모두 참여하고 있어 세계 공급망 안정과 교역 질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특히 미·중 갈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속에서 APEC은 개방적 협력과 포용적 번영의 균형을 모색하는 핵심 경제협의체로 위상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가 열릴 경주는 신라 천년 고도의 역사도시로 ‘과거와 미래의 연결’을 상징한다. 주요 회의는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진행된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중국·일본 등 21개 회원국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한국형 산업전환 비전과 공급망 안정 전략을 제시할 방침이다.

 

이번 회의와 연계해 열리는 ‘APEC CEO 서밋’도 관심을 모은다. 28일부터 31일까지 경주에서 나흘간 열리는 이 행사는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여 미래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외교가에선 이번 경주 회담이 한∙미, 미·중, 한∙중, 한∙일 정상 간 회동도 주목받는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정리되는 결과물은 향후 5년간 APEC의 새로운 중기 로드맵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회의가 APEC의 미래 경제협력 방향을 구체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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