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경주 APEC] 국내외 유통기업 모여 ‘경주선언’… AI전환·친환경·표준협력 나선다

-대한상의, APEC CEO 서밋 부대행사로 유통퓨처테크포럼 개최
-롯데쇼핑·GS리테일·현대백화점·쿠팡·아마존·징둥닷컴 등 참여

28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코리아 2025 ‘유통 퓨처테크포럼’서 국내외 유통기업 대표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 박경도 한국유통학회장, 왼쪽 일곱번째부터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 오승철산업부 산업기반실장, 박일준 대한상의 부회장, 오른쪽 두번째부터 전경수 씨피엘비 대표, 허서홍 GS리테일 대표. 뉴시스

 

 롯데쇼핑, GS리테일, 쿠팡, 현대백화점, 아마존, 징둥닷컴 등 국내외 유통기업들이 ‘경주선언’을 28일 채택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유통산업의 지속 혁신과 발전에 협력하는 내용이다. 이들 유통기업은 산업 발전을 위한 3대 축으로 인공지능(AI) 전환, 친환경, 국제표준협력을 정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경주 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의 부대행사인 ‘APEC 유통 퓨처테크포럼’을 열고 1부 행사로 경주선언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 허서홍 GS리테일 대표, 전경수 씨피엘비(CPLB·쿠팡 자체브랜드 자회사) 대표,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 김호민 아마존 아태지역 부문장, 중국 징둥닷컴 공샹잉 부사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공동의 노력을 통해 유통업계와 소비자가 함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상생의 유통생태계를 구축해 나가자고 다짐하면서 디지털 전환과 AI 활용 등으로 신속한 변화가 요구되는 시대를 맞아 혁신 비즈니스모델을 공유하고 네트워킹을 강화해 산업 발전에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순환경제 구축 등 친환경 과제 실천을 통해 지속가능한 산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글로벌 유통시장 환경에 적합한 상품거래 국제표준 개발과 확산에도 힘쓰기로 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APEC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0%, 교역량의 50%를 각각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이라며 “경주선언은 APEC CEO 서밋의 비전을 구현하는 것으로 잘 실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 겸 대한상의 유통위원장은 “이번 선언이 AI 도입과 디지털 전환 등 도전적인 과제들을 함께 풀어나갈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포럼 기조연설에 나선 데이비드 벨 박사(전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석좌교수)는 AI와 데이터가 유통의 지형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소개했다. 벨 박사는 “온라인쇼핑이 대세임에도 소비는 여전히 공간에서 완성된다. 미래의 매장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형 공간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AI 시대의 승자는 데이터, 개인화, 맞춤화, 경험에 집중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를 이해하는 데이터 감각”이라고 강조했다.

 

 김호민 아마존 아태지역 부문장은 2부 행사로 열린 글로벌 혁신토론회에서 “AI는 효율을 넘어 경험을 재정의하는 기술”이라며 “AI 쇼핑을 이용한 소비자의 92%가 편의성과 만족도의 변화를 체감했다”고 설명했다. 공샹잉 징둥닷컴 부사장은 “우리는 중국 1위 소매업체로 옴니채널 리테일, 특급배송 서비스 등 리테일과 공급망 혁신, AI 마케팅·검색 등 기술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자사의 혁신 사례를 소개했다.

 

 카와카미 토모코 와세다대 교수는 자국의 유통 대기업 이온, 유니클로를 중심으로 혁신 사례를 소개했다. 박지혜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롯데쇼핑의 온오프라인 연계 옴니채널 전략과 쿠팡의 AI 물류 예측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로켓배송 성공 사례를 각각 발표해 주목받았다.

 

 한편 대한상의는 3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2025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세계 각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인들을 위한 특별 부대행사로 미술 전시, 뷰티·웰니스 프로그램과 와인·전통주 페어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APEC CEO 서밋을 문화·감성 영역으로 확장해 산업과 예술, 기술과 사람을 잇는 한국형 비즈니스 외교의 장으로 마련됐다. 이날부터 경주 플레이스씨 갤러리에서 열리는 미술 전시 행사는 김수자, 김종학, 이배, 하종현 등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10인의 작가가 회화, 조각, 설치, 도자, 사진, 미디어아트 등 34개 작품을 전시한다.

 

 경주 황룡원 중도타워에서 열리는 뷰티·웰니스 행사에는 K-뷰티 및 웰니스 분야 국내 대표 브랜드들이 참여해 각국 정상 및 글로벌 기업인 배우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화장품 제조, 사운드 테라피, K-뷰티 메이크업 쇼케이스 등을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는 29일부터는 경주 예술의 전당 실외공간에서 와인·전통주 페어가 열려 21개 회원국이 각국의 역사·기후·문화를 담은 주류를 선보인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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