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대 경제포럼이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부대행사인 ‘2025 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이 28일 공식 개막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저녁 경주 화랑마을 어울마당에서 APEC CEO 서밋의 첫 번째 공식 행사인 환영만찬을 개최했다. APEC CEO 서밋은 전 세계 GDP의 61%를 차지하는 APEC 회원국 정상들과 글로벌 기업 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아젠다를 논의하는 자리로, 올해는 대한상의가 주관한다.
경주를 찾은 참석자들을 격려하고 CEO 서밋 본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기 위해 마련된 만찬에는 정부와 국내외 기업인, 외교사절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국내 기업인으로는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유정준 SK온 부회장, 이형희 SK수펙스 위원장, 성김 현대자동차 사장, 류재철 LG전자 사장, 조석 HD현대 부회장, 홍순기 GS 부회장, 이희근 포스코 사장, 한채양 이마트 사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조석진 한수원 CNO,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 허민회 CJ CEO, 최수연 네이버 CEO 등이 함께했다.
주한 외국사절로는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 파울 페르난도 두클로스 파로디 주한 페루대사, 모하메드 잠루니 빈 카리드 주한 말레이시아대사, 버나뎃 테레즈C. 페르난데스 주한 필리핀대사 등이 참석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인사말에서 “멀지 않은 곳에 동궁과 월지라는 장소가 있다. 여기는 천년 전 신라 시대의 왕실 별장이자 정원이었다”며 “천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훨씬 더 큰 연못, 바다를 가지고 있고 그 바다를 통해 더 많은 술잔을 띄우고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다. 이것이 새로운 APEC이고 천년 후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자리는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함께 더 큰 사업을 일구는 좋은 장소”라며 “앞으로 3일간 우리는 지혜와 문화를 나누고 협력할 것이다. 이번 APEC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다자간 플랫폼이 돼 인류에 진정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티어스 콜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사이먼 칸 구글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이철우 도지사, 박승희 사장 등이 건배 제의를 통해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다. 스탠딩 형식으로 약 90분간 진행된 만찬에서 참석자들은 한국의 음식과 음악을 즐기며 각국 주요 인사 및 다양한 산업 관계자들과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만찬 메뉴는 경주 한우, 동해 전복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한국 전통음식부터 할랄·비건 음식까지 각국 식음 문화를 반영해 다양하게 구성했다. 만찬주로는 경북산 와인 중에서 베를린 와인 트로피, 우리술 품평회, 대한민국 주류 대상 등 국내외 주요 대회에서 수상한 제품이 선정됐다. KBS 교향악단의 연주 다음으로 국내 4인조 남성 팝페라 그룹 포레스텔라가 다양한 언어로 노래하는 등 축하공연도 이어졌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이번 환영만찬은 서밋 본회의의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각국 주요 인사들과 기업인들이 우정과 파트너십을 쌓는 뜻깊은 자리”라며 “글로벌 CEO들과 APEC 정상 등과의 일대일 미팅에 중점을 둔 올해 서밋에서 다양한 투자기회가 창출되고 실질적인 협력방안이 모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을 주재한 김민석 국무총리는 행사의 주제인 ‘브릿지, 비즈니스, 비욘드(Bridge, Business, Beyond)’를 키워드로 글로벌 경제협력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오늘날 세계는 지정학적 긴장 고조, 공급망 단절, 강화되는 보호주의라는 도전에 직면해있다”며 “이러한 글로벌 도전은 개별 국가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기에 국가와 국가(를 연결하는 것)는 물론 기업, 학계, 시민사회를 연결하는 브릿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ABCDE(AI, Bio, Contents & Culture, Defense, Energy)’ 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더 밝은 내일과 미래 세대를 위해서는 사회적 격차 해소, 기후 위기 대응, 포용적 제도 건설에 힘써야 한다”며 “한국 정부는 보다 밝은 미래를 향한 인류 공동의 여정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