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0월 수출이 미국 정부의 관세와 긴 추석 연휴 조업일수 감소 등에 따른 둔화 우려에도 지난해 보다 3.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대 수출품 반도체 수출액이 역대 10월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선박 수출도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다수 품목 수출 감소 속에서도 ‘수출 플러스’ 현상이 5개월 연속 이어졌다.
산업통상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10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10월 수출액은 595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6% 증가했다. 이는 역대 10월 중 최대치다.
이로써 월간 수출은 지난 6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수출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휴일을 제외한 실제 조업일수를 기준으로 한 일평균 수출액은 29억8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10월 15대 주력 수출품 중에선 반도체·선박·석유제품·컴퓨터 등 4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보다 25.4% 증가한 157억3000만달러로 역대 10월 중 최대치를 찍었다.
서버에 주로 공급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DDR5 등 고용량·고부가 메모리에 강한 수요가 몰려 고정가격이 상승했다.
해양플랜트까지 포함한 선박 수출은 46억9000만달러로 131.2% 증가해 8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유지했다.
컴퓨터 수출은 9억8000만달러, 석유제품은 38억3000만달러로 각각 1.7%와 12.7% 늘었다.
반면 미국 정부의 관세 영향을 크게 받고 있거나 월초 긴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영향이 큰 자동차(-10.5%), 자동차 부품(-18.9%), 철강(-21.5%), 일반기계(-16.1%) 등의 경우, 대체로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와 더불어 양대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는 미국 관세 여파와 긴 연휴 영향 속에서 5개월 만에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차전지(-14.0%), 가전(-19.8%), 무선통신(-10.9%), 석유화학(-22.0%), 디스플레이(-8.7%), 섬유(-16.9%), 바이오헬스(-6.2%) 수출도 줄었다.
9대 주요 수출 지역 중에서는 대미 수출이 16.2% 감소한 87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9대 지역 중 미국만 유일하게 두 자릿수 수출 감소율을 나타냈다. 그만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10월 대미 수출은 2023년 1월(81억달러) 이후 3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대중국 수출도 115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대비 5.1% 줄었다.
미국, 중국과 더불어 한국의 최대 수출 지역으로 부상 중인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수출은 6.5% 감소한 94억달러를 나타냈다.
9대 주요 지역으로 분류되지 않는 대만 수출은 46.0% 증가한 51억5000만달러를 나타냈다. HBM 수출 증가의 영향이다.
한국의 10월 수입은 535억2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5% 감소했다.
이로써 10월 무역수지는 60억6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누적 흑자 규모는 564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전체 흑자 규모인 518억4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9일 한미 양국이 관세 협상 세부 사항에 합의하면서 그간 우리나라 수출에 제약 요소로 작용한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