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국방부 장관이 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함께 방문했다. 양국 국방장관이 남북한 분단의 상징인 JSA를 동시 방문한 것은 2017년 이후 약 8년 만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안규백 장관은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참석차 방한 중인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과 이날 JSA를 동반 방문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오후 4시32분쯤 주한미군 블랙호크(UH-60) 헬기를 타고 JSA 남쪽에 있는 주한미군기지 캠프 보니파스에 도착해 안 장관을 만났다.
두 장관은 비무장지대(DMZ) 최북단 경계초소인 오울렛 초소(OP)에서 JSA경비대대 한미 대대장으로부터 작전현황을 보고 받고, 이어 판문점 내 회담장도 방문하며 약 1시간가량 판문점 일대를 시찰했다. 오울렛 초소는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25m 거리에 있는 최북단 초소로, 2019년 6월 집권 1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함께 방문한 곳이다.
안 장관은 “(헤그세스 장관이) 한미가 비무장지대에서 공동으로 수색 작전을 하는 것을 보고 상당히 감명받았다”며 “한미가 공고한 연합방위태세를 구축하면서 작전하고 있는 것에 상당히 만족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헤그세스 장관이 JSA 오기 전엔 분단선이 일직선인 줄 알았는데, 계곡도 있고 숲도 있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성동마을과 북한의 마을을 보며 이렇게 가까운 줄 몰랐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판문점과 JSA는 남북 관계의 최전선이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만난 소통과 대화의 장소”라며 “(헤그세스 장관은) 양국 장관의 판문점 방문이 그 자체만으로도 한미 연합에 상징적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덧붙였다.
헤그세스 장관은 오는 4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57회 SCM 참석차 이날 방한했다. SCM은 한국과 미국의 주요 군사정책을 협의·조정하는 양국 국방 분야 최고위급 연례 회의체로, 경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심적으로 거론된 핵추진 잠수함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국방비 증액 등 한미 동맹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월 취임한 헤그세스 장관은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다. 그는 SCM 회의 이후 평택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도 방문할 예정이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