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슬라 ‘AI 동맹’ 본격화…차세대 협력 시동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AP/뉴시스

 

테슬라와 삼성전자가 차세대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서 전략적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신형 반도체 ‘AI5’의 대량 생산 시점을 2027년으로 공식화했다.

 

AI5는 현재 테슬라 차량에 적용된 AI4의 후속 모델로, 전작 대비 40배 향상된 성능을 갖춘 자율주행용 칩이다. 테슬라는 당초 이 칩을 TSMC에서만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삼성전자와 공동 생산 체제로 전환했다. 머스크 CEO는 “TSMC와 삼성은 설계 구현 방식이 약간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성능 차이는 없을 것”이라며 삼성의 제조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

 

업계는 이번 결정이 삼성의 미세공정 신뢰성과 공급 안정성을 반영한 결과로 본다. 삼성은 테슬라의 AI4 생산을 이미 맡고 있으며, 후속 모델인 AI5까지 수주하면서 AI 반도체 분야에서 테슬라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머스크는 이어 “AI6는 AI5보다 두 배의 성능을 구현할 것이며, 2028년 중반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AI6 역시 삼성전자의 차세대 공정에서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삼성은 AI4부터 AI6까지 3세대 연속 테슬라 AI 칩 파운드리를 담당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양사의 협력을 “AI 반도체 시장의 균형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로 본다. 미국 기술 분석가 브라이언 로멜레는 “AI5는 성능과 비용 효율성 모두에서 엄청난 진전(a big deal)”이라고 평가했고, 아크인베스트의 캐시 우드 역시 “삼성은 테슬라의 AI 혁신을 현실로 이끌 유일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삼성의 GAA(게이트올어라운드) 3나노 공정 기술과 전력 효율 설계 역량은 테슬라가 추구하는 고성능·저전력 AI 반도체 방향성과 정확히 맞물린다. 업계에서는 향후 ‘AI7’ 개발 경쟁에서도 삼성이 우위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AI5의 양산이 2027년으로 확정되며 테슬라의 자율주행 비전이 한층 구체화된 가운데, 그 중심에는 삼성전자의 첨단 반도체 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 양사의 협력은 단순한 수주 관계를 넘어 AI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질서를 여는 동반 성장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