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정제마진 강세 흐름… 3분기 반등한 정유업계, 4분기도 기대감

한 자동차 운전자가 9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 있다. 뉴시스

 

 고난의 상반기를 견디고 3분기 반등에 성공한 정유업계가 4분기에도 견조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의 증산 속도 조절, 정제마진강세 등 긍정적 요인 덕분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OPEC+ 소속 8개국 에너지 장관들은 최근 회의를 열고 다음달 원유 생산량을 하루 13만7000배럴까지만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8월과 9월의 증산 규모(하루 54만7000배럴)와 비교해 4분의 1 수준이다.

 

 아울러 OPEC+는 내년 1분기 추가 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글로벌 기관과 투자은행(IB)의 공급과잉 전망으로 국제유가가 하방 압력을 받는 데다 내년 초 원유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제재가 이어지면서 중동산 원유 할인율이 축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같은 OPEC+의 증산 폭 축소와 공급량 조절은 국제유가 하락 압력을 완화하고 공급 과잉에 대한 시장 불안 감소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유사의 수익성을 판가름하는 정제마진도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람코가 12월 아시아향 원유 판매 고시 가격(OSP)을 인사하며 정유업계의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아람코 석유 시설의 저장 탱크. AP/뉴시스

 

 또한 사우디아람코는 최근 12월 아시아향 원유 판매 고시 가격(OSP)을 1.2달러 인하해 1달러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원가 하락에 영향을 미쳐 정유업계의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조 단위 적자를 내며 부진했던 국내 정유 4사는 3분기 들어 일제히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 사업 호조로 5735억원 영업이익을 냈고 에쓰오일도 영업이익 2292억원을 기록해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영업이익 1912억원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고 GS칼텍스는 영업이익 3721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에도 전 분기에 이어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흑자 전환하는 셈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OPEC+ 증산 속도 조절과 러시아 제재 등 글로벌 정세 변화 속에서도 정제마진이 안정적 흐름을 보인다”며 “계절적 성수기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4분기에도 국내 정유사들의 견조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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