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당국의 승인을 받은 신약 중에서 국내 제조는 5분의 1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파이프라인’이 3000개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성과가 미비하다는 평가다. 파이프라인은 연구개발 중인 신약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지난달까지 승인받은 합성의약품과 생물의약품, 한약(생약) 제제는 총 137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국내 제조는 합성의약품 18건을 포함해 25건으로 전체의 18.2%에 불과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3233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상태다. 미국(1만1200개), 중국(6098개)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그럼에도 국내 제조 신약 승인 건수는 2021년 8건에서 2022년 7건, 2023년 5건, 지난해 2건으로 지속해서 감소하다가 올해 3건으로 소폭 증가했을 뿐이다.
이에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신약 승인 가능성이 있는 파이프라인 개발에 집중하고 당국의 승인 절차도 간소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국내 업체는 복잡한 국내 승인 절차나 수출 편의성 등을 따져 신물질을 해외에서 제조한 뒤 국내로 들여와 신약 승인을 받고 있다.
서미화 의원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개발 역량이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질적으로는 여전히 아쉽다”며 “당국은 신속한 심사와 승인을 통한 지원뿐만 아니라 업계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